업계 “파업 등의 거친 대응 위해
‘사측이 교섭 회피’ 명분 쌓는 것”
지난 1월 22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GM부품물류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찢겨진 노란봉투법에 대한 답변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집단해고 해결 등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내 10대 제조업체 중 하나인 A사는 최근 하청업체 노조들에 교섭 요구를 받고 깜짝 놀랐다. 교섭 요구를 해왔다는 하청 노조 대상에 이미 폐업한 업체의 노조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노조 상급 단체 측에서 사측이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는 식의 약점을 잡기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교섭 요구를 한 까닭이라고 한다. A사 관계자는 “향후 파업 등 거친 대응을 위한 명분 쌓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시행이 기존의 노사 관계 지평을 완전히 바꿀 ‘첫 단추’로 판단하고 있다. 법 시행 전임에도 현대차, 한국GM, HD현대, 한화오션 등과 일하는 하청업체 150곳가량에 설립된 하청 노조가 원청 업체와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이들 대부분은 비교적 사용자성 인정이 쉬운 산업 안전 등을 내세워 일단 교섭 테이블을 차린 뒤 해고자 복직, 처우 개선 등으로 요구를 확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10일부터는 교섭 요구의 강도가 더 세질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10일부턴 원청 교섭 요구 공문을 더 확대해 발송하고, 교섭을 회피하는 원청 업체에 대한 압박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관여된 조합원 규모만 13만7000명가량이라고 한다. 대규모 총파업은 교섭 요구 등 충분한 명분을 쌓은 뒤인 7월로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고용노동부가 혼란을 줄이겠다며 내놓은 노란봉투법 해석 지침 등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법적 구속력이 적은 데다, 노조 역시 이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민노총 내 최대 조직인 금속노조는 ‘임금’도 교섭 의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노동부가 지침에서 ‘원칙적으로 하청 노조와 원청 업체 간 교섭 의제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에 정면으로 반하는 조치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 입법 후 시행령, 해석 지침, 판단 지원 위원회 등이 만들어졌지만 모호함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노사 간 대규모 소송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김아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