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홍콩서 개봉…입소문 타고 中 전역 상영
홍콩 코미디 특유의 유머, 동료애·의리 돋보여
中관영매체 "홍콩 옛 정취 담아낸 순수 코미디"
홍콩 코미디 영화 '야왕' 포스터 |
홍콩에서 한때 성행했던 고급 나이트클럽 문화를 배경으로 한 홍콩 코미디 영화 ‘야왕(夜王·영문명 Night King)’이 중국 대륙에서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춘제(음력 설) 당일인 지난 2월 17일 홍콩과 중국 광둥성·광시자치구에서 먼저 개봉한 이 영화는 낮은 상영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2주 만에 박스오피스 1억5000만 위안(약 320억원)을 돌파했다. 입소문을 타며 상영관이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최종 박스오피스가 2억 위안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왕’이라는 제목만 보면 욕망과 섹스를 다룬 애로틱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970~1990년대 홍콩에서 성행했던 나이트클럽 문화의 흥망성쇠를 그린 작품이다. 홍콩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영화 ‘독설 변호사(원제:毒舌律師)’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우웨이룬 감독이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2012년 침사추이의 전설적 나이트클럽 매니저 ‘환거’(황쯔화 분)가 운영하던 둥르 나이트클럽이 경영난으로 인수 위기에 처하면서 시작된다. 위기의 클럽에 새 지배인으로 부임한 인물은 환거의 전처 ‘V제’(정수원 분)다. 과거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매니저로 일하며 결혼까지 했던 두 사람은 10년 전 이미 이혼한 관계. V제는 부임하자마자 전 남편 환거를 비롯한 기존 세력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다.
그러던 중 나이트클럽이 재벌 투자자의 계획에 따라 폐쇄될 위기에 놓이고, 환거와 V제는 잠시 갈등은 접어두고 마담·호스티스들과 힘을 합쳐 클럽을 지키기 위한 치밀한 사기극을 꾸미며 반격에 나선다.
영화에 등장하는 둥르 나이트클럽은 한때 침사추이에서 유명했지만 2012년 문을 닫은 'BBOSS' 나이트클럽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홍콩 나이트클럽 특유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호스티스·쇼걸들의 의상을 생생하게 담아내면서도 노골적인 성적 묘사는 배제해 저속하거나 외설적인 느낌을 최소화했다.
또 단순히 나이트클럽 문화를 소비적으로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클럽의 흥망 속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감정과 권력 다툼, 남녀 간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홍콩 코미디 영화 특유의 경쾌한 유머와 동료애, 의리를 잘 살렸다는 평가다.
우웨이룬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나이트클럽의 흥망성쇠는 현재의 세계 경제 침체와도 닮아 있다”며 “침사추이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삼은 것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녀노소가 함께 극장을 찾는 설 연휴 기간에 나이트클럽을 소재로 한 영화가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연을 맡은 황쯔화 특유의 말장난과 코믹한 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주연뿐 아니라 조연과 엑스트라까지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인 데다, 홍콩 나이트클럽을 소재로 홍콩 사회의 현실을 비춘 점도 관객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였다는 평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영화 ‘야왕’은 진정성 있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로 홍콩의 옛 정취를 담아낸 순수한 홍콩식 코미디 영화”라고 평가했다.
아주경제=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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