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측 대행사 직원 고려아연 사원증 패용 후 의결권 수집
일부 주주, 사원증 패용 경위 따지자 “저희는 위탁회사” 해명
법조계 “자본시장법 위반 또는 업무 방해 가능성”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고려아연 본사 내 현광판.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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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최연두기자] 이달 말로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과 MBK파트너스(MBK) 측 의결권 대행사 직원이 고려아연 직원으로 오해할 수 있는 행위를 잇따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에 따르면 영풍·MBK 측은 지난 연휴 기간 의결권 대행사를 동원해 고려아연 주주들의 위임장을 수집했다. 이 과정에서 의결권 대행사 직원이 고려아연 측으로 보이는 사원증을 패용한 채 주주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영권 분쟁 중인 상대방을 사칭해 의결권을 위임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행위다.
실제 일부 고려아연 주주들에 따르면 해당 사원증을 착용한 의결권 대행사 직원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뒤 뒤늦게 이를 바로 잡으려 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주주에 따르면 해당 직원에게 재차 전화해 “고려아연 관련 사인을 했는데, 어느 측에서 나오셨냐”고 묻자 직원은 그제야 “영풍에서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주주는 “영풍 쪽인데 왜 고려아연 사원증을 메고 계셨냐”고 하자, “정기 주주총회라서”라며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해당 주주는 “사원증을 어떻게 걸게 되셨냐?”고 따져 묻자, “저희는 위탁회사”라며 “다 마찬가지다. 위임받는 사람들은 대행 회사”라고 답했다. 해당 사원증 착용한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일부 보도 등에 따르면 영풍과 MBK 측 의결권 대행사는 이 밖에도 주주 부재 시 향후 통화를 요청하는 안내문에 ‘고려아연’만을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치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 의결권 대행사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뿐만 아니라 앞서 영풍 측은 과거에도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유사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24년의 경우 당시 대행사가 주주들을 만나면서 고려아연과 최대주주 영풍이 함께 표기된 명함을 배포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이 명함에는 고려아연의 사명이 ‘최대주주 주식회사 영풍’보다 크게 적혀 혼동을 줬다.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위들이 자본시장법 위반이나 업무방해 등의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자본시장법 제154조에 따르면 의결권 권유자는 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 중 의결권 피권유자의 위임 여부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의결권 위임 관련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를 누락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일부 주주가 상대방을 고려아연이라고 인식하고 위임장 및 신분증을 제공했다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평가다.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인정보 수집은 수집 목적, 법적 근거 등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의결권 대행사가 주주에게 진정한 용도를 속이고 서명을 받아냈다면 피해자의 서명을 도용해 허위 문서를 작성한 것과 같아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형법 제314조에 따른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 위계란 행위자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이나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해 이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주들이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 인사라고 오해하게 하고, 결국 주주들의 의사 결정을 왜곡하는 기망 행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위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의결 결과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총 운영 등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영풍·MBK 측의 이런 행위가 그간 이들이 강조해 온 고려아연의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등 명분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과 MBK는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이유로 설명하면서 본인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강조해 왔다”며 “사원증 위조는 이와 상반되는 행위임은 물론 범죄행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yondu@sedaily.com
최연두 기자 yond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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