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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9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사설] “파업 불참 시 해고 1순위”, 삼성 귀족노조의 자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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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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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도 넘은 요구가 빈축을 사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5일 유튜브 방송에서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추후 강제 전배(전환배치)나 해고 시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하겠다”고 했다.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을 신고할 때 포상을 주는 제도도 시행하겠다고 했다. 노조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회사를 상대로 한 압박의 화살을 동료에게까지 쏟아붓는 건 과하다. 파업 참여율을 높여 사측과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지만, 인사권을 침해하는 부당노동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노사가 맞서는 건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선 폐지다. 사측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기준을 영업이익 10%나 경제적부가가치(EVA) 20% 중 하나를 노조가 유리한 방향에서 선택하도록 제안하면서 상한선(연봉 50%)을 뒀다. 특별 포상(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경제적 보상(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주택대부 최대 5억원 지원 등도 파격적이다. 하지만 노조는 성과급 산정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 등을 요구, 협상이 결렬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평균 연봉이 업계 최상위인 귀족노조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사업구조라면, 삼성은 가전과 반도체 등 영역이 방대해 단순 비교 자체가 어렵다. 성과급 상한이 사라지면 실적 달성이 어려운 대다수 사업부 직원들은 박탈감이 커진다. 노노(勞勞)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 차질도 걱정이다. 삼성전자 노조원은 약 9만명 수준이다. 이 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소속이 5만명에 이른다. 노조가 총파업 시기로 예고한 5월은 HBM 제조가 한창일 시기다. 노조는 “파업 시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에 그치지만 회사의 손실은 10조원”이라고 했다. 자해 파업을 자인한 셈이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사활을 건 전쟁을 펼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 지금의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문이다. 미래를 위한 재투자 재원까지 털어 임직원의 주머니만 채우겠다는 건 과욕이다. 동료를 향한 고용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명분 없는 파업은 접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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