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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0 (화)

    美 폭격에 이란 석유저장고 폭발, ‘기름비’ 내리고 독성가스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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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 가한 폭격으로 주요 석유저장 시설이 폭발하면서 테헤란에 독성가스가 퍼지고 ‘기름비’가 내렸다. 민간인 중독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이란 IRNA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밤부터 8일 새벽까지 테헤란 북서부 주요 연료보급 기지인 샤흐런 석유저장소와 남부 정유단지 레이 지역의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등의 연료 저장시설이 집중 공습을 받았다.

    이들 탱크가 폭격을 받고 폭발하면서 유독 가스가 대량으로 뿜어져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테헤란시 당국은 “석유 탱크가 폭발해 유독한 탄화수소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화합물이 대기와 구름에 대규모로 퍼지고 있다”며 “비가 내린다면 아주 위험한 강산성 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란 상황을 전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테헤란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강산성의 검은색 기름비가 내린다는 글과 사진이 게시되고 있다.

    모하마드 사데그 모타마디안 테헤란주 주지사는 8일 “(석유 저장고의) 화재 이후 테헤란의 오염 지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에 “석유 저장고에 대한 공격은 이란 민간인에 대해 고의적으로 화학전을 벌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한 뒤 “침략자들은 연료 저장소를 공격함으로써 독성 물질을 대기에 방출해 민간인을 중독시키고 대규모로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런 공격은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 대량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테헤란주는 또 이번 석유 저장고 공격으로 연료 공급이 부족해지자 1회 주유 한도를 30L에서 20L로 제한했다. 모타마디안 주지사는 “주유량 감축은 2∼3일 정도만 임시로 적용될 것”이라며 “이전으로 곧 원상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 당국이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군사 행동에 이용하고 있어 위험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군의 대(對)이란 군사공격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총괄·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내 민간인에 대한 안전 경보(Safety Warning)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정권은 일회용 공격 드론 및 미사일 발사 등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인구 밀집 지역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 위험한 결정은 군사 목적으로 활용되는 해당 장소들이 보호 지위를 상실하고 군사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란의 모든 민간인의 생명에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군은 데즈풀, 이스파한, 시라즈 등 도시에서 민간인으로 둘러싸인 혼잡한 지역을 이용해 공격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부사령부는 이란 민간인들을 향해 “집에 머물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이란 정권은 고의로 무고한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이란군은 민간 공항, 호텔, 주거 지역을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으로 표적으로 삼아 중동 전역의 무고한 사람들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방 조처를 하고 있으나 이란 정권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시설 내부 또는 인근에서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미군은 지적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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