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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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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검사 “임은정, 재심 사건 피고인 사인 받았다고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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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죄 구형’ 논고 게시하고 홍보”

    “林, 검사 아닌 정파적 이익에 봉사하는 정치인”

    조선일보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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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한 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임은정(52·사법연수원 30기) 서울동부지검장이 당시 재판정에 출석한 피고인에게서 사인을 받고 동료 검사에게 자랑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 지검장이 과거사 사건을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상용(45·38기)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법무연수원 용인분원 교수)는 지난 6일 검찰 내부게시판(이프로스)에 ‘제가 기억하는 2012년 임은정 검사 무죄 구형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말했다. 박 검사는 당시 임 지검장과 같은 서울중앙지검 공판부 소속이었다고 한다.

    임 지검장은 2012년 9월 박형규 목사 사건과 그해 12월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 사건 재심에서 각각 무죄를 구형했다. 특히 윤길중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판단해 달라”는 취지의 ‘백지 구형’을 하라는 상부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해 이듬해 2월 정직 4개월 중징계를 받았으나, 징계 취소소송을 내 2017년 10월 최종 승소했다.

    이와 관련해 박 검사는 임 지검장의 박형규 목사 사건 무죄 구형 논고가 “증거관계상 무죄라고 한 게 아니라 정치적인 연설문 같았다”고 지적했다. 임 지검장은 당시 “피고인과 같은 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으로 민주주의의 아침이 밝았다” “민주주의의 싹을 지켜낸 우리 시대의 거인에게 법의 이름으로 날인했던 주홍글씨를 뒤늦게 법의 이름으로 지워드린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검사는 “과거 검찰의 기소에 대해 반성적 관점에서 무죄를 구형하려 했다면, 검사장 또는 검찰총장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었는데도 임 지검장 마음대로 사건의 성격을 정치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검찰의 입장인 것처럼 설파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최교일)이 통상의 무죄 구형인 것처럼 결재했는데, 임 지검장이 보고도 없이 사회운동가나 정치인처럼 행동했다는 것이다. 박 검사는 “사건을 수사하지도, 증거를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임 지검장이 검사직을 (사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검사는 “심지어 임 지검장은 재판정에서 피고인에게서 사인을 받아와 저에게 보여주며 자랑했다”면서 “초임이었던 저는 ‘아무리 그래도 재판정에서 저래도 되는 것인가’ 생각했다”고 했다. 임 지검장이 무죄 구형 직후 관련 보도가 없자 검찰 내부게시판에 무죄 구형 논고를 게시하고, 언론에 논고 전문이 보도되도록 했다고도 했다.

    박 검사는 임 지검장의 이런 ‘돌발’ 행동 때문에 검찰 지휘부가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 사건은 임 지검장에게 맡기지 않으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지검장이 지난 15년 동안 “증거가 없으면 검사는 무죄 구형을 하는 게 의무인데 지휘부가 이를 막았다”고 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박 검사는 “임 지검장이 결재받지 않은 권한까지 행사해 사적·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 것에 대해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는 당시 임 지검장이 아닌 다른 검사에게 사건을 재배당하고 백지구형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임 지검장은 재판정에 몰래 들어가 문을 잠그고 무죄 구형을 했고, 당일 무죄가 선고되자 바로 퇴근했다고 박 검사는 설명했다.

    박 검사는 “이후 임 지검장은 거의 출근하지 않았고, 공판부의 다른 선배 검사들은 분주했으며, (특히) 문이 잠겨 재판정에 들어가지 못했던 선배 검사는 며칠간 진상 보고를 하느라 밤을 새우기도 했다”면서 “거대한 정치적 쇼 내지 레토릭이라는 생각이 들어 쓴웃음을 지었었다”고 했다.

    박 검사는 당시 임 지검장이 거짓말을 했다고도 했다. 임 지검장은 징계 조사를 앞두고 박 검사에게 보여준 의견서에 “사건을 재배당받은 후배 검사가 백지구형은 양심에 어긋난다며 괴로워해 내가 부득이 문을 잠그고 무죄를 구형한 것”이라고 적었다고 한다. 이에 박 검사는 “수석(임 지검장)님, 이건 사실이 아니잖아요”라고 했는데, 임 지검장이 “내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다른 검사가 조금 그런 게 그렇게 신경이 쓰이냐”며 소리를 지르고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박 검사는 “임 지검장은 사건과 관련해 어떤 실체나 증거는 본 적도 없으면서 민주당 주장을 똑같은 논리로 말씀한다”면서 “그것은 검사가 아닌, 정파적 이익에 봉사하는 정치인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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