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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0 (화)

    [사설]“檢개혁, 감정 아닌 이성 위에서” 사퇴로 호소한 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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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박찬운 국무총리 소속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 2026.1.2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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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검찰 보완수사권 등 개혁 논의가 충분한 숙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9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교수의 사의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중수청과 공소청법 정부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에 대해 일부 강경파 의원이 “검찰청을 이름만 바꾼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검찰개혁을 “법사위에 맡겨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여당 강경파 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도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는 등 연이틀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박 교수는 여당 내 검찰개혁 논의에 대해 “형사사법 체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사안임에도 균형 잡힌 토론보다는 감정적 접근이 앞서고 있다”면서 “제도 설계는 현실에서 감당 가능한지 따지는 이성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특히 우려를 밝힌 대목은 검사 보완수사권에 대한 완전 폐지 주장이다. 박 교수는 경찰 송치 사건이 연간 80만 건에 달하는데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많든 적든 보완수사를 해왔고, 이때 확보되는 추가 증거나 참고인 진술 하나가 기소 여부를 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의 우려대로 검사 보완수사권 박탈은 자칫 수사의 완결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경찰 수사가 늘 완벽할 순 없는데 증거 확보가 불충분하거나 편향된 수사가 의심되는 경우에도 검사가 이를 보완하고 확인할 수단이 없다면 결국 범죄자들에게만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에 충실하게 응하지 않을 경우 검경이 사건을 핑퐁하며 골든타임을 허비할 우려가 크다.

    물론 일부 정치 검사들이 수사·기소권을 남용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런 행태를 막을 장치는 철저히 갖춰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검사들을 싸잡아 악마화할 일은 아니다. 이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검사들을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명분에 사로잡혀 검찰개혁의 본질을 놓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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