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소원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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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재판소원’(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도입 초기 사건이 1만건에서 1만5000건 정도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에 대비해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헌법 연구관으로 사전 심사부 구성을 마쳤다”며 “헌법 재판으로써 판단해야 할 중요 사건을 잘 걸러내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된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손인혁 사무처장과 지성수 사무차장, 박준희 심판지원실장 등이 참석했다. 손 사무처장은 “그동안 국민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법원 재판에 대해서는 헌법적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며 “재판소원이 시행되면 국가 권력이 기본권 친화적인 방향으로 행사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재판소원이 기존 법원의 3심제를 흔드는 ‘4심제’가 아니라, 헌법에 대해 상충하는 법적 해석을 바로잡아 통일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사무처장은 “법원 판결은 일반적인 권리 구제, 헌재 판단은 헌법적 권리구제 절차다. 그렇다고 해서 법원 재판 과정이 헌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건 아니다”라며 “만약 법원 판결과 헌재 판단이 상충한다면 이를 방치할 건가, 아니면 바로잡아서 하나의 해석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건가. 재판소원은 여기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법이 시행되면 연간 1만~1만5000건 정도 사건이 접수될 거라고 봤다. 대법원 상고 비율 등을 토대로 연간 4만건의 대법원 확정판결 중 약 30%다. 지성수 사무차장은 “초반에 어느 정도 사건이 몰릴지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접수 단계에서 전자 헌법센터 시스템이 다운될 우려도 있어, 인력과 시스템 측면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이 남발돼 중요한 사건들이 제대로 판단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지 사무차장은 “지금도 연간 몇백건씩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앞으로는 이런 사건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스템에서 청구를 제한하거나 아예 말소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될 것으로 보이고, 향후에는 남소 금지 방안에 대해 정책 연구 용역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손 처장은 재판소원 이후 기존 헌법소원 재판에 대한 업무 처리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는 대법원 판단을 제대로 받지 않고도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재판소원 도입 후에는 원칙적으로 모든 사법 절차를 다 거쳐야 헌재에서 각하 없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사무처 차원에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 사무차장을 단장으로 하고, 심판지원실장 등 10여명이 참여한 행정준비단을 꾸렸다. 이후 헌재법 개정에 따라 즉시 개정해야 하는 ‘헌법재판소 심판 규칙’과 ‘헌법재판소 사건의 배당에 관한 내규’, ‘헌법재판통계 내규’를 우선 개정하려고 논의 중이다. 재판소원 사건의 청구서 기재 사항과 제출 첨부 서류 등을 새로 추가한 심판 규칙도 헌재법 공포일에 맞춰 동시에 개정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심리에 필요한 기록 사본 등을 법원과 검찰에 요청하는 등 유관 기관과의 협조도 강화한다.
지 사무차장은 “법원·검찰과 협조해 이른 시일 내에 제도가 정착되도록 준비하고, 인력 증원과 예비비 확보를 위해 예산 당국과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법원도 헌재와의 협의에 나섰다. 법원행정처장직을 대행하고 있는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이날 헌재를 찾아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손 사무처장 등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 관계자는 “부임 이후 인사차 간 것이고 아직 재판소원 관련 구체적 논의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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