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1 (수)

    고흥 굴 양식장 ‘착취 의혹’에···“브로커·고용주가 이주노동자 강제출국 시키려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민단체 “증거인멸 행위, 강제 수사해야”

    경향신문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4일 전남 고흥군청 앞에서 계절이주노동자 노동력 착취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남 고흥군 굴 양식장에서 이주노동자 착취 의혹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브로커와 고용주가 핵심 증인인 외국인 30여명을 강제로 출국시키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와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1시쯤 고흥군 굴 양식장 사업주와 브로커는 필리핀 국적 계절노동자 30여명을 관광버스에 태워 본국으로 강제 출국을 시도했다.

    이들의 심야 송환 시도는 강제 출국 직전 노동자들의 다급한 구조 요청을 받은 시민단체가 현장을 막아서면서 미수에 그쳤다.

    단체는 이들이 경찰과 노동부 등의 조사가 좁혀오자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핵심 증인들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체들은 지난달 24일 해당 양식장 숙소를 탈출한 피해 노동자의 폭로를 토대로 심각한 노동 착취 실태를 고발한 바 있다. 단체에 따르면 이 양식장으로 파견된 계절노동자들은 허름한 방에 여러 명이 수용된 채 CCTV로 24시간 감시를 받았다. 하루 12시간에 달하는 고강도 노동에도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했다.

    지자체의 부실한 관리·감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단체는 “30여명에 달하는 계절노동자가 한꺼번에 출국하려면 지자체에 근로계약 종료 등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고흥군은 이를 사전에 인지조차 못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고흥군은 지난달 피해자 탈출 직후 엉뚱한 숙소를 점검한 뒤 ‘인권 침해는 없었다’고 발표해 부실 행정 논란을 자초했다”며 “이번 무단 출국 시도 과정에서 행정 당국의 묵인이나 방조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우려도 제기했다. 이들은 “브로커 측이 본국에 있는 피해자 가족에게 SNS로 협박하거나, 고흥군에 남은 노동자들에게 강제 출국을 운운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도 높은 수사와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단체는 “경찰은 증거인멸을 시도한 가해자들을 즉각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인권 침해를 저지른 고용주의 이주노동자 배정을 영구 취소하도록 농어업인력지원법을 전면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