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벌인 세기의 대결로 ‘AI가 인류를 넘어섰다’는 충격이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류의 영역은 존재한다’는 낙관론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AI 기술은 점점 우리 삶 곳곳을 변화시키고 있다. AI와의 단순 소통을 넘어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영화 속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다. 산업과 돈의 흐름에 민감한 주식시장에서 AI 관련주는 가장 강력한 테마주다. 엔비디아가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이 된 것도,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한 것도 AI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열어젖힌 ‘전쟁의 시대’도 AI를 기반으로 한다.
AI가 가져올 디스토피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10년 전 ‘세기의 대결’ 주인공들은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9일 10년 전 대국 장소였던 서울 시내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9단은 “10년 전 우리는 AI와 대결을 했지만, 이제는 AI와 협업하면 인간이 풀지 못한 난제도 쉽게 풀 수 있다”고 말했다. 허사비스 역시 “과학적 발견과 진보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딥마인드의 AI 모델 ‘알파폴드 2’가 천년의 과제라던 단백질의 입체구조를 정확히 예측해 허사비스와 딥마인드 팀이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게 대표적 사례이다.
구글 제미나이에 기계와 인간의 ‘신의 한 수’에 대해 물어보니 “AI는 정답을 제시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인간은 그 정답을 보고 비로소 새로운 전략을 배운다”고 요약했다. 인간과 AI의 협력을 강조하는 답변이지만, 이 역시 인간을 안심시키려는 ‘교활한 정답’은 아닐까. 생각해보니 섬뜩한 답변이다.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벌어진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에서 불계승을 거둔 후 활짝 웃으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에 앉은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미소 짓고 있다. 김정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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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논설위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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