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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2 (목)

    “곧 끝나” “이제 시작” 명분도 목표도 불분명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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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행정부 메시지 불일치 지속…“뭐가 맞냐” 질문에 트럼프 “둘 다”

    전직 관료 “정권 교체·핵 종식 등 각 접근법, 근본적으로 달라” 지적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발언이 극과 극을 오가고 있다. 애초 이번 전쟁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다음날인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4~5주 정도 지속할 계획”이라며 작전을 장기화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바로 다음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며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내놨다.

    8일 이란이 초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고지도자 선출을 공식 발표한 후 확전 우려로 유가가 급등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낮 CBS 인터뷰에서 대이란 군사작전이 “매우 곧 끝날 것”이라면서 이란 군사작전은 “짧은 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금융·상품 시장 거래가 마감된 후엔 “계속 강력하게 공격하겠다”며 몇시간 전 발언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종전’ 메시지를 보내고 있던 시간에 미 국방부 소셜미디어엔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인터뷰 발언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었다. 이에 취재진이 “곧 끝난다”는 대통령과 “이제 시작”이라는 국방부 메시지 중 무엇이 맞는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둘 다 맞다”며 “새로운 국가 건설이 이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 같은 메시지 불일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홍수처럼 쏟아내기 화법이나,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해설하듯 말하는 기묘한 습관을 넘어서는 문제”라면서 “이는 본인의 정치적 유산을 걸고 시작한 전쟁이 세계적인 에너지·지정학적 위기로 번지면서 대통령을 향한 압박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는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목표가 불분명한 데서 기인한다. “이란의 차기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누구든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며 이란 정권 교체 의지를 강조하다가도, 핵·미사일 능력 파괴라는 목표가 달성됐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은 언제든 공격을 종료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방부 정책차관을 지낸 콜린 칼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정권 교체, 행동 변화 유도, 핵 프로그램 종식, 이란의 군사력 약화 등은 같은 목표의 변형이 아니다”라며 “각각의 목표는 필요한 자원, 전쟁의 단계와 기간, 승리의 기준, 전후 계획 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임무는 확대되고 기간은 늘어나며 전쟁이 자체적인 추진력을 얻으면서 전쟁 그 자체가 목적이 돼버릴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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