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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기름값 이어 알루미늄·비료값도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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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봉쇄로 공급망 막혀

    에탄올·설탕·헬륨 가격도 올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여파가 석유 시장을 넘어 필수 원자재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된 걸프 국가의 생산 시설 가동이 중단되고 해상 운송이 막히면서 금속·비료 등 각종 원자재 가격까지 치솟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이번 전쟁으로 세계 경제에 필수적인 다양한 원자재의 가격·공급·생산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알루미늄, 에탄올, 설탕, 요소비료, 황, 헬륨 등 6개 원자재 가격상승이 소비자 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제조업 핵심 원재료인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9일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8%를 담당해 온 카타르와 바레인의 주요 알루미늄 제련소가 이란 공격으로 출하를 중단하면서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생산에 필요한 원료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으로 이들 국가에 도달하는데,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공급망이 막힌 상황이다. 알루미늄은 항공기, 송전선뿐만 아니라 캔 음료 등 일상 소비재에도 널리 사용되는 원자재인 만큼, 가격 상승이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료 시장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휘청이고 있다. 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인 천연가스는 주로 중동 지역에서 생산돼 세계로 수출된다. 질소 비료의 원료인 요소의 전 세계 거래량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생산과 선적이 동시에 차질을 빚으면서 요소 가격은 전쟁 전과 비교해 최대 35%까지 급등했다.

    석유와 가스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황 역시 비료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이자,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필수 원자재이지만 현재 전 세계 공급의 절반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경제학자 웨인 가든은 NYT에 “비료 공급이 줄어들면 세계 농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고, 이는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탄올과 설탕 가격도 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은 사탕수수를 설탕 대신 자동차 연료인 에탄올로 가공하기도 한다.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자 대체 연료인 에탄올 가격도 올랐고, 이에 제당업체들이 수익성을 위해 설탕이 아닌 에탄올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설탕 가격까지 상승하는 연쇄 효과가 일어났다. 이번 전쟁 여파로 에탄올 가격은 10% 가까이 상승했고, 설탕 가격도 9일 기준 한 달 내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반도체 생산의 필수 원료인 헬륨 공급망이 타격을 받으면서 첨단 제조업 분야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세계 헬륨 생산량의 3분의 1이 카타르에 집중돼 있는데, 이란이 최근 카타르 천연가스 허브인 라스라판을 공격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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