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82일 앞두고 표류
이정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퇴 입장문을 냈다. 당 지도부는 “대구와 부산 경선 방식을 놓고 지도부와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오 시장의 후보 미등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공천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이 위원장의 업무 복귀를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 참석 중 한 직원으로부터 귀엣말로 보고를 받고 있다. /김지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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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측은 이날도 현재로선 후보 등록을 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혁신 선대위 조기 구성과 함께 윤민우 윤리위원장,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과, 박민영 미디어대변인 등 일부 당권파 인사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오 시장 측은 “최소한 이 두 가지 실천 없이는 서울시장 선거는 치르나마나라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표 물러나라는 얘기냐. 개념이 뭐냐”며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의미라면 그걸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2선 후퇴 요구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7일 장 대표와 오 시장과의 회동에서도 장 대표가 오 시장에게 선대위원장을 추천해 달라고 이미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 측 내부 기류도 다소 격앙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가 이날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장 대표 측의 한 인사는 “오 시장을 위해 추가 후보 등록까지 열어줬는데도 이에 응하지 않으면 룰을 따른 다른 후보들은 뭐가 되느냐. 공천 룰을 따라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오 시장과 당 지도부는 주말을 거치며 계속 대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 측은 “주말을 거치면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측의 조율이 실패할 경우 오 시장이 불출마를 선택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이처럼 국민의힘 상황이 혼란스럽게 돌아가는 동안, 야권에서는 오 시장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이른바 ‘오·이·한’ 연대론도 제기되고 있다. 오 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집 자체가 너무 쪼그라들어 공간이 많지 않다”며 “결국 보수 진영 내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인 한동훈과 이준석이라는 자산과 같이 손을 잡고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이 대표는 경기지사, 한 전 대표는 부산시장에 출마해 선거 연대를 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정치권에서는 “‘오·이·한’ 연대의 시너지 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며 “성사되기만 한다면 야권이 선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인사는 “이준석 대표가 지역구(경기 화성을)를 내놓고 경기지사에 도전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국민의힘과 ‘공동 유세’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세 사람의 연대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내부의 ‘한동훈 비토 정서’와 한 전 대표 복당 문제,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까지 흡수하는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세 사람의 관계도 오 시장과 이 대표가 서로 소통이 활발한 반면, 한 전 대표와는 감정적 앙금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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