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학대 사실 확인, 2017년 벌금형 확정
제천시 “법인이 결정···시, 직접 개입 권한 없어”
제천영육아원 측 “별도로 밝힐 입장 없다”
아동학대 이미지컷┃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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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평 남짓한 독방에 아동을 가두는 등 학대 사건으로 물러났던 보육원 원장이 13년 만에 다시 같은 시설의 원장으로 복귀했다. 피해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1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13년 아동학대 논란으로 ‘시설장 교체’ 처분을 받았던 충북 제천의 제천영육아원 원장 A씨가 최근 다시 이 시설의 원장으로 부임했다. 제천영육아원은 사회복지법인 화이트아동복지회가 운영하는 아동복지시설로 과거 장기간에 걸친 아동학대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논란이 됐던 곳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5월 조사에서 이 시설 직원들이 아동을 학대하고 감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인권위는 당시 원장 A씨와 교사 1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제천시장에게 시설장 교체 등 행정 조치를 하라고 권고했다.
A씨는 형사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원형이 확정됐다. 판결문을 보면 A씨는 2000~2013년 이 시설 사무국장·원장으로 일하며 욕설을 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 아동을 ‘타임아웃방’이라 부르는 1.5평 크기 독방에 격리했다. 이 독방에는 7세 아동도 격리됐으며 길게는 일주일 이상 방 안에만 머문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아동은 화장실 이용을 제한받았고 외부에서 문을 잠궈 감금한 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천시는 인권위 권고를 받아 이 시설에 시설장 교체 처분을 내렸다. 화이트아동복지회는 이를 받아들여 2013년 A씨를 원장에서 물러나게 했는데 이후 입장을 바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청주지법 행정부는 2017년 판결에서 “아동복지시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의 종국적인 책임은 시설장에게 귀속된다”며 “종사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설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 전반적인 관리 부실에서 비롯됐다”며 시설장 교체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제천시는 이번 복귀와 관련해 “법인이 결정한 사항에 대해 시가 직접 개입할 권한은 없다”며 “A씨가 시설장으로 돌아온 것 자체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사업법(제35조)을 보면 아동학대 등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더라도 형이 확정된 뒤 5년이 지나면 사회복지시설의 장으로 다시 취임할 수 있다. A씨 역시 이 규정에 따라 법적 제한 없이 시설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학대 가해자가 시설장으로 복귀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 이 보육원에서 생활했던 피해자 B씨는 “시간이 지나 사건이 잊혔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A씨에게 맞았던 기억 때문에 지금도 힘들어하는 피해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제천영육아원 측은 A씨의 시설장 부임 사실과 관련해 “별도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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