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 주말인 15일 대구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26.03.15 대구=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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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국내 기름값이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면, 이 제도로 기름값을 묶어두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오름세를 보이는 탓에 향후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반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40.85원으로 전날(1845.31원)보다 4.46원 내렸다. 최고가격제 시행 직전인 12일(1898.07원)과 비교하면 3.01%(57.22원) 하락했고, 5일 만에 70원 가까이 내렸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42.06원이다.
국내 기름값 하락은 정부가 13일 0시부터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 영향이 크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한선을 둬 가격을 통제하면서 기름이 그만큼 싸게 풀리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면서까지 전방위적으로 유가 안정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자, 정유업계와 주유소는 기존 재고에 대해서도 값을 낮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국내 기름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인 2월 마지막 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691.30원으로 현재보다 150원가량 낮았다. 향후 1~2주간은 국내 기름값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중동 사태 장기화 여부가 변수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전쟁 장기화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웃도는 데다 원-달러 환율도 안정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2주 뒤 최고가격제를 다시 조정할 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생활 필수재인 휘발유와 경유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에너지비(난방 연료비, 차량 기름값 등)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0%로 전체 평균(4.8%)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았다. 먹고 입는 건 어떻게든 싼 것으로 해결한다고 해도, 기름값을 아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택시 종사자, 배달 기사 등은 기름값이 오르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드는 직격탄을 맞는다.
이날 오후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위해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소집했다. 이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밤을 새워서라도 추경 편성을 최대한 신속히 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애초 거론되던 4월보다 빨리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이 있다. 규모는 대략 10조~20조 원으로 예상된다. 기름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 에너지 바우처 등을 지원하고 석유 최고가격제로 손해를 볼 정유사와 주유소에 손실 금액을 보전해주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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