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032년까지 ‘임무 연장’ 추진
2021년 5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붙어 있는 로봇팔 ‘캐나담2’에 지름 5㎜ 구멍이 뚫린 모습. 우주 쓰레기나 미세 운석에 맞아 생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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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노후화…틈새로 공기 누출
외벽 작업용 로봇팔 ‘캐나담2’는
운석 추정 물체 부딪치며 ‘구멍’
기존 계획대로 ‘2030년 퇴역’ 땐
저궤도엔 중국의 ‘톈궁’만 존재
우주 패권 빼앗길 가능성에 대응
미국이 운영을 주도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수명이 예정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후화 때문에 2030년 임무를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가동 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미국 의회가 추진하고 있다.
한 해 수조원에 이르는 ISS 운영비 부담에도 이 같은 방안이 나온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중국 때문이다. 대안 없이 ISS를 폐기했다가 중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한 우주정거장 보유국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어떻게든 막으려는 것이다.
미 상원서 수명 2년 연장안 통과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소속 상업과학교통위원회는 ISS 퇴역 시점을 2030년 12월에서 2032년 9월30일로 약 2년 미루는 내용을 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권한 부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 요약 보고서에는 “지구 저궤도에서 미국인이 지속해서 거주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ISS 퇴역 시점을 연기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번 개정안은 공화당과 민주당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고도 약 400㎞에서 지구를 도는 ISS는 길이가 108m에 이르는 초대형 구조물이다. 인류가 우주에 띄운 물체 가운데 가장 크다. ISS에서는 7명 내외 우주비행사가 상주하면서 과학 실험을 한다. 이곳에서는 무중력에서만 뽑아낼 수 있는 인공 생체조직이나 신약 등이 쏟아져 나온다.
ISS는 15개국이 힘을 합쳐 운영한다. 하지만 운영 예산 약 80%는 미국이 감당한다. 한 해에 약 30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쓴다. ISS는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 운영되는 셈이다. ISS는 미국 우주 패권의 상징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고도 약 400㎞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길이가 108m에 이른다. 2000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ISS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이 상주하면서 과학 실험을 한다. NA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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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성 저하…구멍 뚫리기도
문제는 ISS가 낡았다는 점이다. 2000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는데, 가혹한 우주 환경에 24시간 노출되다 보니 기계적인 피로도가 높아졌다.
피로도가 가중된 큰 이유는 엄청난 온도 차다. ISS에서 햇빛을 받는 쪽은 영상 120도, 그림자가 지는 쪽은 영하 150도다. ISS 동체·부품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고, 이로 인해 기계적인 내구성이 떨어지고 있다.
내구성 저하로 생긴 틈 때문에 ISS에서는 공기가 샌다. 2019년 발견된 공기 누출은 지금도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다. 누출량이 줄기는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진공인 우주에서 공기 누출은 우주비행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ISS에서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파손도 나타나고 있다. 2021년 5월, ISS 외벽에 붙은 작업용 로봇팔 ‘캐나담2’에 우주 쓰레기나 미세 운석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부딪치면서 지름 5㎜ 구멍이 뚫렸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NASA는 ISS를 무리하게 더는 운영하지 않고 2030년 12월 임무를 종료시킨 뒤 2031년 1월 태평양으로 추락시킨다는 시간표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미 상원이 돌연 이런 일정을 바꾸겠다며 나선 것이다.
중국 정거장만 남는 상황 우려
이유는 바로 중국이다. 이번 개정안 요약 보고서에는 “지구 저궤도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중국은 2022년 지구 저궤도에서 우주정거장 ‘톈궁’을 완공했다. 현재 전 세계를 통틀어 우주정거장은 ISS와 톈궁 딱 두 개다. 톈궁은 2030년대 중반까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일정표는 미국에 묘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ISS를 원래 일정대로 2030년 폐기하면 상당 기간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는 국가는 중국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우주 패권 유지에 노심초사하는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물론 NASA는 2030년 ISS를 폐기하기 전에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우주정거장을 띄운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기는 하다. 그런데도 미 상원이 이번 개정안을 내놓은 것은 그런 계획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주 기술 개발 일정이 지연되는 일은 부지기수다. 미국의 인간 달 착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만 해도 그렇다. 로켓 개발이 늦어지면서 2024년을 목표로 했던 월면 착륙 시점이 최근 2028년까지 밀렸다.
이번 개정안은 미국 상·하원 본회의를 통과하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NASA가 돈을 너무 많이 쓴다는 인식을 지닌 트럼프 대통령이 이견을 보인다면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 있어 향후 상황 전개에 이목이 쏠린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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