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부흥 전략과도 맞물려
그래픽=김성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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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LNG 98% 수입 의존 “운송도 안보”
1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19년 이후 중단된 자국 내 LNG선 건조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일본 최대 조선업체 이마바리조선이 동종 업계 오시마조선소의 나가사키 고야기 공장에서 건조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야기 공장은 일본 최대 중공업 그룹인 미쓰비시중공업이 일본 최대 골리앗 크레인을 가동하며 LNG선 수주에 주력했던 곳이다. 하지만 한국이 이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중국이 이를 쫓는 형국이 되자 미쓰비시는 이곳을 매각했다.
일본이 LNG선 건조를 재추진하는 배경에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가 있다. 일본 선사들은 그간 한·중 조선소 등에 LNG선을 발주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전략 물자인 LNG의 운송 수단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일본은 전력 생산의 34%를 LNG 발전에 의존하고, LNG의 98%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LNG선 확보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 파격적인 조선업 부활 정책을 발표했다. 조선업을 반도체·AI에 이은 두 번째 전략 산업으로 꼽고, 향후 10년간 민관 합동으로 1조엔(약 9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35년까지 건조 능력을 1800만t(톤)까지 확대하고, 국영 스마트 야드를 구축해 한국과의 생산성 격차를 좁힌다는 구상이다.
◇ 1조엔 쏟아붓는 일본 정부… ‘올 재팬’ 전략 가동
특히 ‘LNG 운반선 국내 수주’가 조선 분야의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이를 위한 전략이 정부, 해운사, 조선소, 기자재 업체 등을 아우르는 ‘올 재팬(All Japan)’ 협력 체계다. 일본은 세계 최대 LNG 선대를 보유한 국가다. 일본 3대 해운사가 글로벌 LNG 운송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이 선사들이 일본 조선소에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확보해 줄 경우 부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환경도 일본의 LNG선 건조 재개에 우호적이다. 유럽은 러시아산 LNG를 미국산으로 대체하려 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LNG 수출 확대를 중점 사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일본 등의 미국산 LNG 구입이 확대돼 수송 거리가 길어지면 LNG선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일본이 3~4년 치 수주 물량을 채운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일본은 원형 LNG 탱크를 탑재하는 ‘모스형’ LNG선을 고집하다 한국에 기술 패권을 내준 데다, 이마저 7년 공백이 이어져 숙련 인력 단절과 노후화 문제가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다만 일본의 ‘자국 발주-자국 건조’ 생태계가 안착할 경우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권효재 서울대 해양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은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일부 고부가가치 선박은 그간 일본 조선업의 ‘약한 고리’였다”며 “일본 민관이 이 분야 자국화를 추진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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