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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경찰·보호관찰관 공조 부족에…끝내 막지 못한 ‘스토킹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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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범죄로 전자발찌 착용 중인 40대 남성, 보호관찰 중에 범행
    경찰, 피해자 보호 나섰지만 접근 금지 등 정보 공유 안 해
    ‘가해자 접근 시 휴대전화 경보 알림’ 조치도 안 해 동선 놓쳐

    경향신문

    40대 남성이 주말 오전 길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성범죄로 복역한 뒤 전자발찌를 착용한 법무부 감시 대상이었고, 법원으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 명령도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보호관찰관은 접근 금지 명령 사실을 알지 못했다.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해온 경찰과 보호관찰관 간에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과 보호관찰관 간 최소한의 정보 교류만 있었어도 막을 수 있는 범행이었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전날 오전 8시58분쯤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한 도로에서 B씨를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과거 사실혼 관계였다. B씨는 지난해 A씨를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 혐의로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법원은 당시 A씨에게 전화 등 연락 금지와 직장·주거지 100m 이내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

    A씨의 스토킹은 멈추지 않았다. B씨는 지난 1월22일 다시 경찰서를 찾았고, 경찰은 B씨에게 긴급신고장치인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맞춤형 순찰 등 보호 조치도 재개했다. 1월28일에는 B씨 차량에서 A씨가 부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장치가 발견됐다. B씨는 A씨를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스토킹 및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했다. 법원은 또다시 A씨에게 접근 금지 등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그의 범행은 막을 수 없었다. A씨는 과거 다른 여성을 강간하고 상해를 입혀 징역 3년과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범행 당시에도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전자발찌 착용자는 심야 이동 제한과 국외여행 제한 등 조치를 받고 보호관찰관 관리 대상이 된다.

    A씨 동선은 매시간 기록되지만 보호관찰관은 그의 동선을 추적하지 않았다. A씨가 B씨를 상대로 한 스토킹 등 범행이 보호관찰관에게 공유되지 않은 탓이었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각종 조치를 취했지만 정작 보호관찰관에겐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 경찰이 취할 수 있는 ‘잠정조치 3-2호’도 적용하지 않았다.

    잠정조치 3-2호는 스토킹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조치로, 가해자가 피해자 주변에 접근하면 관계기관과 피해자 휴대전화에 경보가 울린다. A씨는 기존에 착용한 전자발찌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위치추적 기능을 추가하면 되는 일이었다. 보호관찰관은 A씨가 기존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날 때까지 그의 동선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수천, 수만명인데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면서 ‘거주지를 벗어났네’라는 식으로 찾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A씨는 검거 당시 차 안에서 약물을 먹고 병원에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의식을 회복하는 대로 체포해 수사할 예정이다.

    안광호·유선희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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