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공관위원 “충격적 요법 써야” 주장
박형준 “망나니 칼춤” 강력 반발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국민의힘 공관위 회의에서 이 위원장은 박 시장의 지지율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이 위원장 발언을 받아 또 다른 공관위원도 “(박 시장 컷오프라는) 충격적 요법을 쓰지 않으면 국민의 관심도 받을 수 없다”며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는 박 시장과 주진우(초선·부산 해운대갑) 의원 두 사람이 공천 신청한 상태다.
이보다 앞선 공관위 회의에서도 박 시장을 컷오프하자는 취지의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컷오프되면 나머지 후보인 주진우 의원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된다. 이에 대해 다른 공관위원들은 “지금 부산시장 후보가 겨우 둘밖에 없는 상황인데 경선을 거쳐야 한다” “당의 공천 절차에 시민들 공감대가 있어야 선거에서도 지지를 받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반발했다고 한다. 이들은 “현역 시장을 정당한 사유 없이 컷오프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장 공천 논의 과정에서 ‘컷오프 문제’가 화두에 오르자, 공천관리위원인 정희용 사무총장, 곽규택·서지영 의원은 회의 도중에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박 시장은 “이 위원장이 아무 기준도 없이 현역 단체장을 컷오프하는 것은 혁신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라며 “망나니 칼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결정적 중요성을 가진 부산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부산시장 경쟁자인 주 의원 또한 “이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께 정중히 경선을 요청드린다”며 “부산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박 시장과 당당히 경쟁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도 공동 명의 입장문에서 “지금 부산시장 선거는 특정 후보의 개인기로만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선의의 경쟁을 거쳐야만 본선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당 공천관리위는 그 힘을 스스로 꺾는 결정을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쪽 날개를 부러뜨려 최종 후보로 나설 부산시장 후보의 경쟁력을 스스로 낮추는 결정은 재고해달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3일 이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이 위원장이 서울·부산·대구와 같은 핵심 지역에서 공천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이 큰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14일 장동혁 대표는 경기도 모처에서 이 위원장과 배석자 없이 만난 자리에서 “복귀해 달라”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사퇴 선언 이틀 만인 15일 공천관리위원장직에 돌아오면서 “장 대표가 공천 전권(全權)을 맡아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필요한 결단이 있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가 심장이 멈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전기 충격까지 가하듯이 우리 당에도 그 정도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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