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7 (화)

    테헤란서 5250㎞ 거리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인도양 작은 섬, 미·이란 전쟁 ‘요충지’ 주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인도양의 영국령 차고스 제도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섬.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이란 수도 테헤란으로부터 5250㎞가량 떨어진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섬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전체 면적이 30㎢에 불과한 작은 섬이 국제적 관심을 받는 이유는 영국과 미국이 공동 사용해온 전략적 요충지이자 미국·중국·인도의 세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영국령 차고스제도에 속한 인도양 복판의 디에고 가르시아 섬은 여의도(2.9㎢)의 10배가 조금 넘는 정도 크기지만 스텔스 전략폭격기도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가 갖춰져 있다. 이 섬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직선거리는 약 5250㎞로, 미군 폭격기가 이란을 목표로 출격할 때 기착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이 최근 이란 공격을 위해 이 섬의 공군기지를 사용하려 한 이유다.

    앞서 베트남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등 미국의 주요 전쟁에서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공군 기지는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중요성 때문에 보통 대만의 별명으로 쓰여온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라는 표현으로 이 섬을 부르는 군사전문가들도 있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미국과 영국의 디에고 가르시아 섬 사용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영국이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기로 하면서부터다. 다만 영국과 모리셔스는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영국이 적어도 99년 동안 사용하고, 대신 기지 사용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모리셔스가 1968년 독립할 때 차고스 제도는 영국령으로 남긴 바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모리셔스 반환 결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서 “영국이 중요한 땅을 내주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스타머 총리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이유를 들며 이란 공습에서 미군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승인하지 않자 스타머 총리를 거듭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서 그런 걸 보리라고는 정말 몰랐다. 관계가 분명히 예전 같지 않다는 데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고 영국 대중지 더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체할) 착륙 장소의 검토에 3, 4일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 섬 근해에서 최근 인도와 중국이 세력 다툼이 벌어지는 것도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전략적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요미우리는 인도가 모리셔스의 아갈레가 제도에 기지를 건설 중이라면서 지난 11일(현지시간) 현재 모리셔스 수도 포트루이스의 항구에 인도 해군 프리깃함(호위함)이 정박해 있다고 전했다. 상비군이 없는 모리셔스가 인도와 협력해 인도양 곳곳에 해군 기항지를 구축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현지 주민들은 이 같은 강대국 간 긴장관계로 인해 섬이 미사일 공격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포트루이스의 한 주민은 요미우리에 “미사일이 날아온다고 소문이 나면 관광객이 오지 않고 경제는 곤두박질친다”며 “미국과 영국은 (디에고 가르시아섬에서) 나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