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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8 (수)

    “적에겐 항복도 자비도 없다” 선넘는 美국방…전쟁법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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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쿼터' 항복해도 전부 사살 의미하는 군사용어

    국제인도법상 금지…미군 규정도 전쟁범죄로 명시

    민주당 "불법 명령으로 미군 위험에 빠트려" 비난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이란을 겨냥해 “적에게는 항복도, 자비도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제법 전문가들이 국제인도법(전쟁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데일리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사진=AFP)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13일 펜타곤 브리핑에서 이란 공습 작전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계속 압박하고 밀어붙일 것”이라며 “적에게는 항복도, 자비도 없다(no quarter, no mercy)”고 말했다. 이 표현에서 ‘노 쿼터’는 포로를 잡지 않고 모두 사살하겠다는 의미의 군사용어로 국제인도법상 금지된 개념이다.

    뉴욕대 법학 교수 라이언 굿맨은 악시오스에 “헤그세스 장관이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미군을 법적 규범에서 벗어난 길로 밀어 넣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미국이 더 많은 동맹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헤그세스 장관이 국가와 미군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발언을 실수로 인정하고 철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인도법에 따르면 ‘노 쿼터’ 선언은 적의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고 포로를 잡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부상한 전투원이나 항복 의사를 밝힌 병력을 공격하는 행위와 함께 대표적인 전쟁범죄로 간주된다.

    미군 내부 규정 역시 이러한 명령을 금지하고 있다. 미군은 남북전쟁 당시 제정된 리버 코드(Lieber Code) 이후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는 명령을 금지해 왔다. 이후 헤이그 협약과 제네바 협약 등을 통해 관련 규범이 국제법으로 발전했다.

    굿맨 교수는 “국방부의 전쟁법 매뉴얼은 이런 발언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노 쿼터는 단순한 강경 발언이 아니라 포로를 잡지 말고 사살하라는 의미”라며 “이는 무력충돌법을 위반하는 불법 명령이며 미군 장병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란을 상대로 극단적 군사 대응을 암시하는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란 공격을 개시한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향해 무기를 내려놓지 않으면 ‘확실한 죽음’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을 방해하면 이란이 맞게 될 군사적 결과는 이전에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이 될 것”이며 “국가로서 재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편집위원 홀먼 W. 젠킨스 주니어는 트럼프가 핵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핵전쟁 가능성을 암시하는 위협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군인은 명백히 불법적인 명령을 거부할 의무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반역적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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