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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8 (수)

    "이럴 거면 차라리 상장사 임원 임기 1년으로 하자"[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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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재희 기자]

    데일리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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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브리프 황재희 기자] 상장회사의 모든 이사 임기를 1년으로 전환해서 매년 주주총회에서 재신임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3일 이남우 회장과 천준범 부회장 이름으로 '상장회사 이사 임기는 1년으로, 매년 재신임하도록 하자'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포럼은 논평을 통해 상장기업의 올해 정기 주총 안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이사의 수와 임기를 조정하는 것이라면서 심지어 최근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삼성전자까지도 3년이던 이사 임기를 '3년을 초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바꾸자는 정관 변경안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이를 삼성전자가 '시차임기제'를 도입해 집중투표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가장 앞에 있는 삼성전자가 이럴 진데 다른 회사들이라고 다를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코스피200지수 기업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SDS, 한화솔루션, 오뚜기 등 15개사가 삼성전자와 같이 이사 임기를 조정하는 정관 개정안을 주총에 올렸다면서 자꾸 이럴 거면 차라리 미국이나 일본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라고 했다.

    미국과 일본은 이사 임기를 1년으로 해서 매년 전체 이사를 재신임하고 연임 제한은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은 논평의 전문.

    정기주총 안건이 속속 올라오는 3월이다.

    이번 정기주총에는 최근 개정된 상법 조항에 따른 정관 개정안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사의 수와 임기를 조정하려는 안건이다.

    심지어 최근 시가총액이 1천 조원을 넘긴 삼성전자까지도 이사3년이던 임기를 '3년을 초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바꾸자는 정관 변경안(제1-3호 의안)을 올렸다. 이 안건에 대한 설명은 '이사의 임기 조문 정비' 한 줄이 전부다. '정비(整備)'. '흐트러진 체계를 정리하여 제대로 갖춘다'는 뜻이다.

    지금 삼성전자는 이사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있는 정관 제25조가 뭔가 정리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는 것인가?

    이에 대해서 언론은 '시차 임기제'를 사용하기 위한 준비라고 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2026. 3. 10.자 기사). 임기가 같으면 여러 명이 동시에 임기가 만료되어 집중투표제를 실시해야 하니, 임기 2년짜리, 3년짜리 등 이사를 섞어서 한 번에 여러 명의 이사가 동시에 임기 만료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준비라는 것이다.

    이사의 임기 같이 중요한 정관 조항을 변경하려고 하면서도 주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 없어서 시장이 알아서 그 의도를 해석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

    가장 앞에 있는 삼성전자가 이럴 진데, 다른 회사들이라고 다를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국을 대표하는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된 회사들 중 HD한국조선해양, 삼성SDS, 한화솔루션, 오뚜기 등 15개사가 삼성전자와 같이 임기 3년을 '3년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바꾸자는 정관 개정안을 올렸다

    분명 상법 개정의 취지를 피하기 위한 꼼수를 알린 전문가를 가장한 '법기술자'들이 있는 것 같다.

    자꾸 이럴 거면 빠르게 미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을 따라가자.

    미국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사 임기를 1년으로 한다. 전체 이사를 매년 재신임하고 다만 보통 연임 제한은 없다. 자칫 단기 이익에 치중할 것이 우려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대부분의 주주들이 그러한 이사를 재신임하지 않으니 문제가 없다.

    일본도 비슷하다. 회사법의 기본은 2년이지만 대기업이거나 상장회사가 주로 채택하고 있는 위원회 설치형 회사의 이사 임기는 1년이다. 소니, 토요타, 히타치 등 도쿄증시 프라임 시장에 상장된 회사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이런데 삼성전자와 코스피의 대표 회사들은 시차 임기제로 어떻게든 집중투표제를 실시하지 않아 보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정관 개정안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개탄을 금치 못할 일이다.

    3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 이후에도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점을 절감한다.

    적어도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이사의 임기를 기본적으로 1년으로 하여 매년 주주들로부터 재신임 받도록 하고 집중투표제 도입의 취지도 정확히 살리는 것이 좋겠다. 상법 개정도 필요 없고, 자본시장법 개정도 필요 없는 일이다. 거래소가 표준정관 등으로 정할 수도 있다.

    매년 잘하는 이사로 재신임 받는다면 임기 제한도 필요 없게 될 것이다. 독립이사도 굳이 임기 6년 제한을 둘 필요 없다. 독립적이고 잘하는 이사를 내보낼 필요는 없다.

    물론, 이렇게 제도가 '정비'되기 전에 개최되는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주주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시차 임기제 실시와 집중투표제 회피를 위해 악용될 수 있는 이사 수 또는 임기 축소에 관한 정관 개정안에 대해서, 기관 투자자들을 포함한 주주들이 회사에 철저한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그럼에도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을 경우 적극 반대하여 의안을 부결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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