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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법왜곡죄’ 일선 판사 고소 현실화… 법관들 소신판결 위축 우려 [‘사법 3법’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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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장 이어 1심 판사도 피소

    “판단유탈·법리 오해 부적절 판결”

    ‘쌍용차 먹튀 의혹’ 재판장 고소

    법 시행 전 선고… 해당 안 될 듯

    일선법관 대상 고소·고발 남발 씁쓸

    성폭력 등 해석 여지 큰 형사사건

    판례 넘기 어려워… 피해는 국민 몫

    조희대 고발 사건 서울청에 이관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의 ‘쌍용차 인수’ 주가조작 등 혐의 일부에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장이 판결에 불복한 소액주주 피해자들에 의해 법왜곡죄로 고소당했다. 법왜곡죄 시행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이 고발된 데 이어 일선 법관도 법왜곡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법조계에선 “형사법관에 대한 고소·고발 남발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은 형사법관 보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경찰청도 일선 경찰에 대한 법왜곡죄 고소·고발 대비에 나섰다.

    세계일보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시행 닷새째인 16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재판소원은 법 시행 후 나흘간 44건 접수됐다. 최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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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슨 ‘주가조작’ 피해자, 재판장 고소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스마트솔루션즈(전 에디슨EV) 주주연대 총괄대표 A씨는 1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김상연 부장판사를 직권남용과 법왜곡죄 등으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냈다. A씨는 “1심 판결에 13만 소액주주의 피해는 배제한 부조리와 모순된 내용이 포함됐다”며 재판장인 김 부장판사의 채증법칙 위배, 법리 오해와 판단 유탈 등으로 적절한 판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 재판장이었던 김상연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에 대해선 “회사의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강 전 회장이 쌍용차 입찰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강 전 회장이 상당 기간 구속돼 있었고 67세의 고령인 데다 긴 재판 기간 빠짐없이 출석한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강 전 회장은 2021년 5월∼2022년 3월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다는 허위 공시로 에디슨 에디슨EV 주가를 띄워 162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행위)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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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인수대금 잔금을 내지 못해 합병은 무산됐다. 이 여파로 에디슨EV는 주가가 급락한 뒤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고 수많은 소액주주가 피해를 입었다. A씨는 강 전 회장 1심 선고 직후 방청석에서 일어나 “강영권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 13만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소리치다가 퇴장당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판결은 법왜곡죄 시행 전에 선고가 이뤄져 수사 단계에서 각하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법조계에선 일선 형사법관들에 대한 법왜곡죄 고소·고발이 현실화했다는 반응이다. 고소·고발이 남발되면 법관들이 기존 판례에서 벗어나 소신 있는 판결이나 새로운 법리 해석을 내놓길 주저하게 되고, 대법원 선례에 따라가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법왜곡죄는 법관이 부족하고 한정된 증거 속에서 진실을 찾는 데 족쇄가 될 것”이라며 “유무죄 판단이 상급심에서 뒤집혔다는 이유로 고소당하는 판사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성폭력 사건에서의 유무죄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성폭력 사건은 일반적으로 진술 외에는 정황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해자 진술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가해자의 유무죄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유죄보단 무죄가 탈이 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무죄 판단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법관들이 애매한 사건에서는 판단을 주저하며 재판을 속행하고 결론을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날 기우종 차장 명의로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공지를 올리고 법왜곡죄 시행 관련 ‘형사재판 보호·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제도 정비, 예산 확보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 차장은 “행정처는 법왜곡죄가 법관들의 자긍심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재판작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할 정책적 조치들을 세심히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조희대 대법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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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조 대법원장 사건 서울청에 이관

    경찰은 법왜곡죄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법리와 판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법왜곡죄 사건은)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고 접수를 받으면 본청이 보고받도록 조치했다”며 “시도청과 본청에서 (법왜곡죄에 대한) 법리를 검토하고 있고 판례로 참고할 만한 게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시도청 수사심의계에 경찰관이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당할 것을 대비한 대처방안 등을 담은 참고자료를 전달했다. 수사를 할 때 법령적용 검토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 변호인 의견서에 대한 검토 의견서와 증거 확보에 대한 내용을 남겨 혹시 모를 법왜곡죄 고발에 대비하라는 것이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사건은 이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이관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사건 개시가 통보될 예정이다. 공수처는 별도 이첩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윤지·안승진·최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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