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정보원’ 모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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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 자문대로 정권 이양 실행”
마차도 ‘부적절’…로드리게스 지목
셰브론, 마두로 생포 이후 큰 이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이후 정권을 야권 지도자가 아닌 델시 로드리게스 당시 부통령(현 임시 대통령)에게 넘긴 배경엔 미 대형 정유기업 셰브론의 전직 임원인 알리 모시리 아모스글로벌에너지 최고경영자의 조언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인에게 기밀 작전과 관련한 자문을 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 중앙정보국(CIA)이 마두로 전 대통령 생포 작전을 개시하기 여러 달 전에 모시리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시리는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국가 보안기관의 지지를 받지 못하며 석유 기반 시설에 대한 통제권도 없다”고 조언하며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후임자로 지목했다. 이후 CIA는 로드리게스를 포함해 마두로 정권의 핵심 인사 3명을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한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차도는 국가 내부의 지지나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했다.
모시리는 WSJ 인터뷰에서 마차도 등 야권에 관한 의견을 트럼프 행정부와 공유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베네수엘라 야권은 모든 것을 없애고 밑바닥부터 다시 건설하기를 원한다. 이것은 (미국을 수렁에 빠뜨린)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석유공학을 전공한 모시리는 2001년 셰브론 라틴아메리카 총괄이사로 임명된 뒤 베네수엘라 정권 최고위층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석유회사 국유화를 추진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도 친밀하게 지내온 그는 셰브론 최고위 임원들의 승인에 따라 베네수엘라 지도자들에 대한 정보를 CIA에 제공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모시리는 2017년 셰브론에서 정년퇴직했지만 2024년까지 고문직을 맡았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 생포 직후인 지난 1월부터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베네수엘라 석유 투자 프로젝트 모금을 주도하고 있다. 셰브론은 차베스 정권이 석유기업을 국유화할 때 유일하게 현지에서 철수하지 않은 외국계 기업이다. 마두로 전 대통령이 생포되고 미국이 현지 석유 사업권을 장악한 이후 큰 이익을 본 기업이기도 하다. 모시리 역시 셰브론에 재직할 때 현지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그가 모금하는 투자 자금은 셰브론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가 현지 유전 시설을 복구하고 현대화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셰브론은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작전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WSJ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셰브론 측은 “2025년 봄부터 마두로 전 대통령이 축출될 때까지 소속 직원이나 회사를 대리하는 직원이 베네수엘라 지도부와 관련된 사항으로 CIA와 접촉하도록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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