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7 (화)

    검찰개혁 李 뜻대로…‘검사 전원 해임’ 빼고 검찰총장 명칭도 유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정청 합의안 발표…강경파 요구 배제

    검사의 특사경 수사지휘 조항은 삭제

    ‘보완수사권’은 형소법 개정 사안으로 미뤄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정 협의안 중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지휘조항이나 수사진행 중 검사의 관여 여지가 있는 조항을 삭제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

    정부와 여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당정청 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들의 수정 요구로 평행선을 달리던 당정 협의가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로 급물살을 탄 것으로 분석된다. 합의안은 이 대통령이 선을 그은 검찰총장 명칭 변경과 검사 전원 면직 후 재임용 등은 제외됐다. 다만 공소청 검사의 권한을 축소하는 조항들이 추가됐다. 당정청간 불협화음은 일단락됐지만 일각에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검사 권한은 ‘축소’, 검찰총장 명칭은 ‘유지’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당정청 합의안은 ‘공소청의 장은 검찰총장으로 한다’는 공소청법 6조가 원안대로 유지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위헌논란 소지를 남겨 반격할 기회와 명분을 허용할만큼 검찰총장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굳이 바꾸어야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검사를 전원 해임한 후 선별해 공소청으로 재임용해야 한다”는 강경파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종전의 검찰청 소속 검사는 공소청 검사로 본다’는 부칙 조항을 유지한 것.

    다만 공소청 검사의 권한은 강경파의 요구대로 대폭 축소됐다. 기존 중수청법 45조는 중수청이 공소청에 수사 개시를 무조건 통보하도록 하거나, 검사가 입건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공소청과 중수청이 상하관계가 될 것이란 비판이 나오자 이 조항을 삭제한 것.

    공소청의 특사경 수사지휘 조항도 삭제됐다. 민주당은 공소청이 특사경을 통해 수사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검사가 영장 청구·영장 집행을 지휘 감독한다는 내용도 삭제하고 검사가 경찰의 영장 청구 과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상급자 검사가 하급자에게 지시할 때는 법률에 따르도록 명문화하고, 검찰총장의 검사 직무 위임·이전 권한도 박탈했다. 이른바 ‘검사동일체’ 원칙을 허물기 위한 조치다.

    검사의 직무도 법률로만 규정할 수 있게 했다. 시행령 개정을 통한 ‘검수원복’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에서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수사범위를 부패·경제 2개 범죄만으로 좁힌 검수완박법을 시행령 개정으로 무효화하고 수사 범위를 대폭 늘린 바 있다.

    공소청의 3단계 구조는 기존 검찰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지만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의 초안 대신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바꾸기로 했다. 검사의 신분보장 규정도 폐지하고 탄핵 절차 없이도 일반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검사를 파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수사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일선 검사는 “경찰이나 중수청이 영장을 발부받은 뒤 정치적 목적 등으로 암장하게 되면 통제 방안이 없어지는 셈”이라며 “수사기관 간 적절한 견제 기능 역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보완수사권’ 갈등 불씨는 여전

    민주당은 두 법안을 19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는 형사소송법 개정 사안으로 미루면서 추후 갈등으로 남겨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형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며 “전국 순회 토론회도 하는 것으로 알고, 여러 의견을 듣고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게 어떤 방향인지 당에서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보완수사 허용 여부 역시 남용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충분히 논의하기를 바란다”며 보완수사권 ‘예외적 허용’ 필요성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내비쳤다. 반면 김용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지난번 의총에서 당론으로 ‘보완수사권은 (공소청에) 두지 않는다’라고 결정했다”며 “개인적으로는 보완수사권은 절대 주면 안 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한 고비 넘긴 것 같지만 원래부터 가장 첨예한 주제가 보완수사권”이라며 “더 한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