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사랑한다고 전해줘" 마지막 통화 들은 삼촌 "안전 관리 어떻게 했길래" 울분
슬픔에 잠긴 유족 |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박건영 기자 = "사고 나기 하루 전에도 아버지 힘들다고 찾아와서 농사를 도와주던 착한 아들이었습니다."
22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의 위패 앞에서 고 최용석 씨의 부친 최모(66)씨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일찌감치 합동분향소를 찾은 최씨는 위패의 아들 이름이 잘못 기재돼 다시 한번 울음을 삼켜야만 했다.
그는 "위패의 이름을 수정했다"고 담담히 말하며 "사고 당일 불이 났는데 (아들이) 연기가 꽉 차고 너무 어두컴컴해서 못 나가겠다고 며느리한테 전화했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며느리가 그러면 창문으로 뛰어내리라고 했더니 창문이 없어서 못 뛰어내린다고 다급히 말하더니 그러고 나서 전화가 끊어졌다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전에 사는 아들은 농한기면 대전 자택으로 부모님을 모셔 오고, 농번기면 충남 금산 본가로 찾아가 농사를 돕고 말동무도 되어주곤 하던 착한 아들이었다.
사고 전날에도 농사를 짓는 아버지 건강을 걱정하며 일을 돕겠다고 찾아가 온종일 파종을 돕고 저녁엔 반주도 함께 했다고 한다.
아들을 향한 손길 |
그는 붉어진 눈으로 "그 술이 아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잔이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당장 며느리와 손주들을 걱정하기 바빴다.
최씨는 "내게는 첫 손주들이다. 우리가 울면 아이들도 따라 울고 점점 더 상심이 커지는 것 같다. 손주들이 아직 어린데 내가 당장 무너지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매형을 잃었다는 손모(40대)씨는 "누나와 조카 2명을 챙기고 있다. 아직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데 나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손씨는 "매형이 15년 전쯤 누나와 결혼했고 평소에도 대전에 살면서 자주 왕래했다"며 "지난달 설 연휴 때도 모여서 같이 지냈다. 참 든든한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화재로 조카를 잃었다는 한 삼촌은 슬픔을 애써 감추며 "조카는 책임감 강하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던 사람"이라며 "타지로 돈을 벌러 왔다가 사고를 당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조카가 여자친구와 마지막 통화에서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더라"며 "안전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이런 사고가 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갈 곳이 없어 분향소라도 찾아온 유족들은 "우리 아들 어디 있느냐", "내 새끼 살려주세요", "한 번이라도 안아보자"며 애끊는 절규를 연신 토해냈다.
이번 참사는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께 대전의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불이 나면서 벌어졌다. 참사 희생자 14명 중 13명의 신원이 아직 유족들에게 통보되지 못하고 있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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