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전이 길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 달 정도 중국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고, 19일에는 “그 방문은 한 달 반 정도 연기됐다”고 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빨라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폴리티코는 미중 정상회담 준비가 이란전 종결과 연계되는 것은 미중 무역 휴전의 불확실성도 커진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0월 말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미국산 대두 구매 재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하 등에 합의하며 격화하던 갈등을 일시 봉합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러시 도시 중국 전략 이니셔티브 디렉터는 “정상 간 소통이 없다면 양국 관계가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정상회담을 미중 관계를 관리하는 핵심 안전판이라고 지적했다.
미중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누적된 양국의 입장 차와 실무 협의 공전, 회담 성과를 둘러싼 시각차가 복합적으로 일정 지연을 야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후속 실무 그룹을 통해 지난해 12월까지 각종 현안을 협의해 왔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가시화된 올해 1월부터는 양국의 실무 접촉이 뜸해졌다. 중국이 미국에 제안 초안을 보내도 답이 돌아오지 않는 일이 이어졌고, 중국 당국자들은 이에 당혹감을 느꼈다고 한다.
방중 연기는 역설적으로 양국 무역 규칙 등 세부 사안을 재정비하고 이견을 좁힐 시간을 벌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금의 미중은 서로 대화를 이어가야 할 필요는 절실하지만, 정작 어떤 조건에서 만나 무엇을 교환할지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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