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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모즈타바 2주째 행방 묘연… 이란서 ‘골판지 인형’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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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메시지도 성우가 대신 낭독

    부상·사망설에 이어 실각설 나와

    조선일보

    지난 14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두 여성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을 들고 있다. 선출 이후 두문불출하는 모즈타바를 골판지 인형에 빗댄 풍자가 등장하는 등, 그의 신변을 둘러싼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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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최고지도자로 지난 8일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행방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내에서 그를 두고 ‘골판지 아야톨라(cardboard ayatollah)’라는 조롱이 나오고 있다. 골판지로 만든 인형처럼 실체 없는 아야톨라(최고지도자)라는 의미다.

    모즈타바는 지난 20일 이란·페르시아권의 설날 ‘노루즈’를 맞아 신년 메시지를 발표할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메시지는 성우가 대독했다. 노루즈는 한 해가 시작되는 중요 명절로, 모즈타바의 아버지인 전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해까지 매년 직접 TV에 등장해 연설하거나 육성을 공개했다. 뉴욕포스트는 “최고지도자가 노루즈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지난 12일 국영 TV를 통해 선출 후 첫 성명을 발표할 때도 모즈타바는 과거 촬영된 사진으로만 등장했다. 성명은 여성 앵커가 대신 낭독했다. 이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카메라와 녹음기가 충분히 있는데 (모즈타바는) 왜 서면으로 성명을 발표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개된 모즈타바의 선전용 이미지도 모두 AI(인공지능)로 생성·수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새로 개설된 X 계정의 프로필 사진도 과거 사진을 기반으로 생성한 AI 이미지라고 한다.

    온라인에선 골판지에 얼굴 사진을 붙여 만든 모즈타바 인형 앞에서 사람들이 열광하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AI로 만들어진 영상으로, 모즈타바 지지자들이 실체 없는 종이 인형을 찬양하는 꼴이라고 비판하는 취지다.

    부상·사망설에 이어 모즈타바가 실권을 잃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더타임스는 모즈타바를 최고지도자로 내세운 뒤 실제 권력은 혁명수비대가 장악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각지의 이란 대사관에서 아직 모즈타바의 초상화를 걸지 않고 있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언급됐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더타임스에 “모즈타바가 실제로 명령을 내리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미 백악관 역시 모즈타바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누가 권력을 장악했는지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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