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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억울해서 신혼여행 취소했다”…발리 가려다 강릉으로 눈 돌린 사람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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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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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노선인데 생돈을 더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억울해서 취소했어요.”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1510원대를 돌파하면서 해외여행과 신혼여행을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권 가격은 물론 현지 체류 비용까지 동시에 치솟으면서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란이 원유 수송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48시간 내 해협이 개방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하자 이란군은 즉각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맞서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가 급등은 항공 비용에 직격탄을 날렸다.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6단계’에서 ‘18단계’로 한 달 새 12단계 수직 상승한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 도입 후 월간 최대 상승 폭이다.

    대한항공 기준 인천~뉴욕 편도 유류할증료는 3월 9만9000원에서 4월 30만3000원으로 세 배 넘게 뛰었다. 인천~방콕 단거리 노선도 3만9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올랐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닌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같은 일정이라도 결제 시점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환율 압박도 만만치 않다. 23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11.8원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전 9시 42분 기준 1510.3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9.7원 높은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99.695까지 올랐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16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며 달러 수요를 키우고 있다. 환율이 오를수록 항공료뿐 아니라 숙박·식비·쇼핑 등 현지 지출 전반이 함께 늘어 여행 실질 비용은 더 가파르게 치솟는 구조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동시에 나타난다. “더 오르기 전에 지금 끊겠다”며 서둘러 발권에 나서는 여행자가 있는 반면, 신혼여행이나 가족 여행 계획을 아예 접거나 동남아·유럽 대신 국내 여행으로 돌리는 수요도 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와 환율이 동시에 움직이는 상황은 이례적”이라며 “중동 상황이 장기화하면 하반기 예약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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