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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단독]조직화된 치매머니 사냥… 태양광-대출 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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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억원대 폰지사기 주범 구속

    인지능력 약해진 고령층 대상으로 “쇼핑몰 투자땐 1.5배 고수익” 속여

    노인 약탈범, 친족 넘어 기업화 양상

    “태양광 큰 수입” 계약금 뜯어내고, 아파트 대출 받게해 빼돌리기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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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 기능이 떨어진 노인 등을 대상으로 2000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조직의 주범이 최근 구속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치매 노인에게 조직적으로 접근해 태양광 사기를 벌이거나 아파트 담보 대출금을 빼돌리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과거 가족이나 지인에 의한 ‘쌈짓돈 횡령’ 수준에 머물렀던 치매 노인 대상 범죄가 이제는 기업형 조직이 가동되는 ‘약탈 산업’으로 악화하고 있지만, 정부엔 관련 통계조차 없는 상황이다.

    ● “말귀 어두운 노인 전 재산 뜯어내”

    동아일보

    2022년 12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노인 3만여 명을 상대로 2000억 원대 폰지 사기를 벌여 검거된 일당이 콘서트형 세미나와 사업 설명회 등에서 투자자를 유혹하는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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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8월까지 고령층 3만여 명으로부터 다단계(폰지) 사기로 투자금 2089억 원을 끌어모은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로 조직 주범인 50대 남성을 1월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 등에 투자하면 원금의 1.5배를 보장하겠다”고 속인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에 대한 지식이나 인식이 부족한 60∼80대 고령층을 노려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피해자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노인들에게 그럴싸한 가짜 서류를 보내며 브리핑했다”면서 “재개발 보상금 8억 원가량을 몽땅 날린 노인과 평생 번 돈을 쏟아부은 시각장애인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식으로 신고한 피해자 328명 외에 치매 등으로 인해 신고조차 힘든 이들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전국 35개 지사를 두고 투자자를 모으는 등 기업형 범죄 조직의 모습을 보였다. 유명 가수를 동원해 사업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치매 환자를 비롯한 고령층의 자산을 빼돌리는 가해자가 지인이나 가족 등에 그치지 않고 ‘조직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산업이 된 ‘치매머니 사냥’, 실태 파악부터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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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환자를 노린 범죄가 점차 조직화·기업화하는 건 이들의 재산 관리가 허술하고, 사기 피해를 봐도 이를 즉각 알아채거나 일관되게 진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사기 조직의 시각에서는 ‘적발 위험은 낮은 반면 수익은 확실한’ 대상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6월엔 90대 치매 노인에게 ‘큰 수익을 내주겠다’며 접근해 아파트 담보 대출금 9억7500만 원을 빼돌린 일당에게 법원이 최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특히 젊은 층이 적은 농촌 지역에선 치매 노인들이 ‘집단 표적’이 되기도 한다. 2022년 한 태양광 사기 조직은 전남 해남군 등 농촌 지역에서 80대 치매 환자 4명 등 노인으로부터 175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검거됐다. 이들은 치매 환자의 가족이 집을 비운 틈을 타 반강제로 계약금을 뜯어내는 등 애초에 인지 기능이 떨어진 이들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 노인 인구 100만 명이 가진 자산이 172조 원으로 추산되면서 이를 노린 약탈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국가의 감시망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노인학대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대 피해 노인 중 치매(의심 포함) 비율은 24%에 달하지만,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경찰도 치매 노인 대상 경제 범죄를 별도로 분류하지 않고, 전담 수사팀도 없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가 75세 이상이 되는 2030년 이전에 치매 노인 대상 범죄를 유형화하고 보호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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