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1위, 자동차 2위 등 국내 주요 산업 상위권 차지
국내 금융지주는 50~100위권…내수 중심 영업행태 탓
AI 대전환으로 의사결정 고도화 해야…시스템 구축 필요
아구스틴 前 BIS 사무총장, 25일 금융포럼서 기조 강연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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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조선·자동차 등 국내 주요 산업이 세계 1~2위 경쟁력을 갖춘 것과 달리 금융지주는 50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동안 금융은 국내 시장에 의존한 영업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 고도화와 글로벌 확장형 금융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한국 제품은 모두 81개로 5년 연속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특히 첨단 기술력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 수출품이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세계 1·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선업계는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글로벌 톱3에 포진해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폭스바겐을 제치고 글로벌 2위에 올랐다.
반면 국내 4대 금융지주사는 자산 규모 기준으로 세계 50~100위권에 그친다. 투자은행(IB) 중심으로 성장해온 미국 등 주요국과 달리 한국 금융은 내수에 집중해온 구조적 특성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제조업의 고속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자금 공급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왔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최근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맞지 않다는 점이다. AI 확산과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기업 활동 범위는 글로벌 단위로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금융은 여전히 국내 수요를 중심으로 한 경영과 사후 관리 위주인 리스크 체계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구조에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정교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투자·금융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데이터 활용 규제 개선과 원칙 중심 감독 체계로 전환함으로써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을 완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전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와 감독 체계는 한국의 금융 건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지만 새로운 시장 진출과 혁신 시도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탄탄한 금융 시스템 기반을 가지고 있는 만큼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구스틴 전 사무총장은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 멕시코 재무부 장관 등을 역임한 글로벌 금융정책 분야 권위자다. 25일 개최되는 '제19회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에서는 기조강연을 맡아 한국 금융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AI 시대의 금융 역할과 경쟁력 재정립 방안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주경제=안선영 기자 asy72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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