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규제·낮은 공적 투자 ‘이중 압박’
최소교부금·성과연계 지원체계 도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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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등교육은 해외 주요국과 달리 사립대 역할이 유달리 큰 만큼 관련 규제는 낮추고 지원은 확대하는 방식의 고등교육 육성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지역 소멸과 청년 기회 격차 확대 방지라는 청사진을 갖고 고등교육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서재영 한남대 교육학과 교수의 ‘대전환 시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고등교육 재정지원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나라 전체 대학 189곳 중 154곳이 사립대로 전체 대학에서 사립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81%에 달한다. 재학생 기준으로도 사립대 학생 수는 141만여명으로 국공립대 학생 42만명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같은 한국의 고등교육 구조는 해당 분야를 공적 영역에서 담당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큰 차이를 보인다. 유럽 대학생의 90%이상은 국공립 또는 국공립에 준하는 지원을 받는 사립대학에 재학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정부의 기본 보조금 △연구비 △등록금 규제를 통해 사립대에도 국공립과 유사한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생이 어느 대학을 선택하더라도 교육품질 관리가 가능한 구조인 셈이다.
미국의 경우 대학생 중 공립대 재학생 비중이 2021년 기준 71.9%로 학생 수만 1395만명에 달한다. 또 미국 대학생의 과반이 학비가 저렴한 주립대학(Public Institutions)을 다니고 있으며, 이 같은 방식으로 교육의 대중성 및 공공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미국은 사립대에 다니는 교수나 학생 대상의 성과 중심 재정지원 시스템만 있을 뿐 개별 사립대의 경상운영비는 지원하지 않으며 별도 등록금 규제도 없어 대학의 운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국공립대를 통해 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한편 사립대에는 대학 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 등록금 인상은 규제하고 관련 재정 지원에는 인색해 교육 품질이 대학별로 제각각이다. 실제 정부는 대학 등록금 인상률을 최근 3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2배 이내로 제한해 놓는 등 규제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이 같은 한국 고등교육 특유의 ‘사립 중심 구조+강한 가격 규제 + 낮은 공적 투자’라는 조합은 사립대의 재정 악화를 넘어 지역대학 위기로까지 이어진다. 보고서는 “많은 지역에서 사립대가 사실상 유일한 고등교육 기관”이라며 “사립대의 교육 여건이 곧 지역 청년의 기회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등록금 규제와 공적 재정지원의 개선이 필요하다 지적한다. 또 등록금 통제 시 최소 운영비 지원을 병행하는 ‘최소교부금’ 모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고서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단순 재정 투입이 아니라 지역 기여도·교육의 질·공공성을 반영한 성과연계 지원 체계를 구축해 대학을 지원해야 한다”며 “또 사립대 학생의 교육환경을 직접 개선하는 재정 항목을 신설해 시설·교원·학생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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