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6 (목)

    고려아연, 주총 당일 표결 기준 바꿨나…영풍·MBK “불공정 주총 진행” [시그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해외 기관 의결권 두고 대립

    이 기사는 2026년 3월 24일 16:50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이 주주총회에서 표결 기준을 변경하면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고려아연은 선임하는 이사 수에 따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되는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해외 기관 일부는 현재 예탁결제원의 시스템상 부여된 의결권 배수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근거로 고려아연이 해외 기관의 의결권을 재배분하겠다고 하자 영풍·MBK 측 주주들은 이를 ‘의결권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24일 서울 중구에서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은 해외 기관투자가의 미행사 의결권을 비례적으로 재배분하는 ‘프로라타’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선임 이사 수에 따라 의결권을 배수로 부여하는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집중투표제를 따르게 되면 15주를 보유한 법인은 이사를 5명 선임할 때 75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의결권을 3명 후보에 집중해 행사하고 싶으면 각각 25주씩 투표하면 되지만, 현재 예탁결제원의 시스템상 해외 기관은 부여된 의결권을 선임 이사 수로 단순히 나눈 15주의 의결권만을 각 후보에게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은 이런 문제에 대해 의결권을 재배분하는 ‘프로라타’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이날 주총에서 밝혔다. 현재 전자 시스템상 행사되지 않는 표를 사측이 비례적으로 배분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결정이 경영권 분쟁 당사자이자 기업의 최대주주인 영풍·MBK에 사전 통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영풍·MBK 측 주주와 대리인 다수는 “임의적으로 주주 표결을 회사가 조정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총에서는 미행사된 의결권을 별도로 재배분하지 않고 실제 행사된 표만을 기준으로 결과를 산정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날 오후 4시께부터 10여분 간 주주총회장에서 고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주주총회 의장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표결을 강행했다. 오후 4시 46분 현재 표결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집중투표제에서는 수백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는 만큼 표결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것은 이사회 구성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이미 전년도에 적용된 기준을 상황에 따라 변경하는 것은 절차적 일관성과 주주평등 원칙 측면에서 문제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