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6 (목)

    [테크M 이슈] 함영주 2기 하나금융, '청라 시대'와 웹3 대전환 동시에 시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수호 기자]

    테크M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7개 전체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며 대전환을 위한 속도전에 나선다. '리더' 함영주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비롯해 본점의 인천 청라국제도시 이전, 자본준비금 7조4000억원 감액 등이 일괄 처리되면서 그룹의 중장기 전략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한꺼번에 정비됐다는 평가다.

    사법 리스크 털고 2기 출범…주총도 무난히 통과

    함 회장의 연임 안건은 사실상 주총 전부터 윤곽이 잡혀 있었다. 외국인 주주 사전 투표에서 전체 의결권 주식의 43.9%에 해당하는 1억2360만주가 찬성표를 던졌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찬성 의사를 미리 밝혔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도 이번 주총 전체 안건에 찬성 입장을 냈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은 올해 주총을 통해 2028년 3월까지의 임기를 공식 시작하게 됐다.

    함 회장의 2기 출범을 가장 무겁게 짓누르던 변수는 8년여에 걸친 사법 리스크였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이후 1심 무죄, 2심 유죄를 오가던 재판은 최근 대법원이 업무방해 혐의 부분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사실상 정리됐다. 지난해 성적표도 연임의 든든한 배경이 됐다. 하나금융은 202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4조원을 넘어섰다. 함 회장은 2025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 직접 참여해 "수익성 중심 성장 전략으로 이익 체력을 키웠다"고 자평한 바 있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이번 주총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전입 가능 한도 전액인 자본준비금 7조4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 가운데 배당 재원으로 활용되는 부분은 자본 환급으로 분류돼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지 않는 이른바 비과세 배당이 가능해진다. 2025년 하나금융의 주주환원율은 46.8%로 전년 대비 9%포인트 상승했다. 현금 배당 1조1180억원, 자사주 매입 7541억원을 합산하면 역대 최대인 1조8719억원 규모의 환원이 이뤄진 셈이다.

    테크M

    사진=하나금융



    본점 청라 이전 확정…10년 프로젝트 마지막 퍼즐

    이번 주총의 또 다른 핵심은 본점 소재지 변경이다. 정관 개정을 통해 하나금융의 법적 본점이 서울 명동에서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이동하는 것이 확정됐다. 효력 발생 시점은 오는 9월 30일이다.

    청라 이전은 2014년 구상을 처음 제시한 이후 10년 넘게 이어온 하나드림타운 프로젝트의 종착점이다. 하나금융은 청라 24만여 제곱미터 부지에 통합데이터센터(1단계), 하나글로벌캠퍼스(2단계)를 순차적으로 완공했으며, 약 12만9000제곱미터 규모의 그룹 헤드쿼터 준공을 올해 하반기로 앞두고 있다. 완공 이후에는 지주와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하나생명·하나손보 등 핵심 계열사의 IT·글로벌·ESG 조직을 포함해 약 2200~2800명이 청라로 옮겨간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청라 이전은 단순히 사무실 위치를 바꾸는 게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는 총체적 변화이자 대전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청라를 미래금융 헤드쿼터로 두고, 여의도는 자본시장, 을지로는 은행, 강남은 혁신금융 거점으로 삼아 권역별 역할 분리에 나선다. 데이터 인프라와 AI·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조직을 물리적으로 집적해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지역 경제 기여 측면에서도 약 9000억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테크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선점…SWIFT 대체 실험도 첫 결실

    웹3 금융 전환 측면에서 하나금융의 행보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월 BNK금융·iM금융·SC제일은행·OK저축은행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꾸린 것은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관련 법안 통과 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코인을 직접 발행하겠다는 구상이다.

    두나무와의 협력에서도 첫 번째 결실이 나왔다. 지난달 하나금융은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반 외화송금 서비스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국제결제망 SWIFT 방식으로 처리하던 하나은행 국내외 지점 간 송금 전문을 두나무의 GIWA체인 메시지로 대체해 처리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의무(KYC) 등 내부통제 요소도 블록체인 환경에서 기술 안정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3분기 중 예금토큰 기반 외화송금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고,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거쳐 실제 서비스로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나카드는 스테이블코인 USDC 기반의 외국인 결제 마케팅도 이미 시작했다. 서클 계열사·크립토닷컴과 협업해 USDC 보유 외국인이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할 경우 가상자산을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효성을 검증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와도 디지털자산·IB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함영주 2기 체제의 방향은 주총 안건 곳곳에서 읽힌다. AI·스테이블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전환, 청라를 거점으로 한 조직 재편, 주주환원 강화라는 세 축이 동시에 맞물리는 구조다. 금융권에서는 사법 리스크까지 해소된 함 회장이 남은 임기 동안 이 세 가지 어젠다를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