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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사람과 사회를 잇는 뜨개질”···동행스토어 3호점 ‘카페 이음’ 문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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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의 동행스토어 3호점

    ‘서울로7017’ 유휴공간에 뜨개질 카페 열어

    뜨개실·뜨개 제품 판매부터 원데이클래스도

    경향신문

    서울 중구 서울로7017에 자리잡은 동행스토어 3호점 ‘카페이음’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 배모씨(64)가 24일 컵받침용 뜨개질을 하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제품들은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뜬 제품과 ‘바늘이야기’에서 기증받은 제품들로 판매도 한다. 류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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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트 카페’에 들어서자 아기자기한 뜨개 제품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벽면에는 판매용 뜨개실도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카페 한 가운데에는 키링부터 테이블보, 손가방, 종이실로 엮은 토트백까지 다양한 뜨개 제품이 손님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25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자원봉사자 5명은 지난 24일 카페 안에서 제품 가격표 출력, 물품 배치, 포스기 정리 작업 등 저마다 맡은 일을 분주히 해내고 있었다. 자원봉사자인 배모씨(64) 역시 한 켠에서 조용히 컵받침 등을 떴다.

    ‘카페 이음’과 ‘니트 카페’는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공중 보행로 ‘서울로7017’에 새롭게 문을 연 ‘동행 스토어 3호점’이다. ‘카페 이음’에서는 커피 등 음료를 판매하고, 도보 4분 거리에 있는 ‘니트 카페’에서는 뜨개실·뜨개 제품 판매 및 뜨개질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서정화 열린여성센터 원장은 “원래는 한곳에서 카페와 뜨개질 공간을 함께 운영하고 싶었는데 사정상 두 기능이 분리됐다”며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분리된 공간에서 좀 더 차분하게 뜨개질을 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을 수료한 노숙인 또는 취약 계층에게 창업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행 스토어’는 지난해부터 속속 문을 열고 있다. 1호점인 집밥 음식점 ‘정담’이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고, 올해 1월에는 커피 전문점 ‘내 생애 에스프레소’가 영등포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정담은 어느새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매출 100만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오세훈 시장이 2008년 처음 만든 ‘희망의 인문학’은 지난 18년간 72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처음에는 노숙인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쪽방 주민과 사회적 약자들도 수강생이 됐다. 현재는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꿈이룸 과정’과 사회복귀를 위한 네트워크 형성 프로그램인 ‘인문학 프렌즈’까지 추진 중이다.

    3호점인 ‘카페 이음’은 기존 커피 전문점과 달리 뜨개질과 카페를 하나로 엮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직원 및 자원봉사자 모두 희망의 인문학을 수료한 여성 노숙인 또는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점도 특징이다. 이들은 현재 노숙 생활에서 벗어나 독립된 서울시 지원 주택(공공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서 원장은 “여성 노숙인들은 정신 질환을 앓는 분이 많아 독립 생활을 해도 집 안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분들이 뜨개질을 통해 집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판매 수익을 얻어가는 작은 보람이라도 느끼게 해주고 싶어 ‘뜨개질 카페’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과 여성 자활 노숙인·여성 기초생활수급자 7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손뜨개 전문 기업 ‘바늘 이야기’의 도움을 받아 3개월 넘게 뜨개질을 배웠다. 매주 금요일 3시간씩 쉼 없이 도안을 따라 뜨개질하는 방법을 익혔다. 이들이 직접 만든 제품은 판매도 한다.

    경향신문

    25일 정식 개관하는 서울 중구 서울로7017에 위치한 동행스토어 3호점 ‘카페 이음’ 전경. 류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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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에 홈패션 일을 했다는 김모씨(63)는 5월부터 진행할 뜨개질 교육 프로그램 강사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완제품을 보면 도안 없이도 그대로 따라 뜰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다. 김씨는 “가정 방문을 온 활동 지원사들이 제 뜨개 제품을 보고 ‘손재주가 좋다’며 이 일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카페 이음은 지역 주민을 위한 뜨개 원데이 클래스와 이웃 봉사·기부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은 누군가의 도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서는 것”이라며 “취약계층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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