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자금 이탈·마진콜 겹치며 하락 압력 확대
하나證 "단기 변동성 불가피…중장기 상승 여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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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하락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달러 강세와 금리 인하 기대감 하락, 개인 투자자의 매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ETF는 지난달 27일 3만3530원에서 전날 2만9520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ETF도 같은 기간 1만6010원에서 1만4095원으로 각각 11.9% 하락했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 통상 금 가격이 오르지만, 이번 미국과 이란 전쟁 국면에서는 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을 이끌던 여러 변수들 중 미국과 이란 사태로 인해 직접적으로 바뀐 것은 매크로 여건"이라며 "미국 달러 가치가 높아졌고 각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유가 급등에 따라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지자 선물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7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달러 가치도 상승했고, 이는 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 연구원은 "금 가격은 미 달러 및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크로 여건이 금 가격의 조정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 투자자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점도 금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했다. 전 연구원은 "앞서 장기간 금 가격이 상승하자 상장지수펀드(ETF)와 선물시장을 통해 소매 자금이 급격하게 유입되며 과열 장세가 나타났다"며 "금 가격이 하락하자 급격한 자금 유출이 나타나며 가격 조정을 초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월부터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증거금 요건을 강화하면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따른 강제 청산이 발생했다. 투자자가 부족한 증거금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거래소나 증권사가 보유 계약을 대신 매도하게 된다.
전 연구원은 "가격 하락과 추가 마진콜이 서로를 강화하는 '자기 강화 루프'를 형성하며 금 가격의 추가 하락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떨어질수록 추가 증거금 요구가 늘고 이를 채우지 못한 투자자의 매도가 다시 가격을 끌어내리는 악순환 구조라는 의미다.
단기적으로는 금 가격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매크로 환경이 완화될 경우 다시 상승 흐름이 재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금 시장 과열을 유도했던 소매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단기 변동성 국면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재차 나타나며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금 가격의 저점은 온스당 3900달러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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