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수선유지급여 사업에서 수선 품질이 미흡한 업체의 평가 점수를 상향 조정하거나 사업 물량을 오히려 확대하는 등 관리 감독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선유지급여는 저소득층 주택의 노후 시설을 수리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올해만 1604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표적인 주거복지 사업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빗물 유입과 마감 불량 등 기본적인 하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수급자는 창틀 수리 이후 틈새와 마감 불량으로 빗물이 유입되고 외풍이 계속됐지만 LH의 하자보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해당 가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사비를 들여 재수선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수급자 역시 창틀 이격과 마감 불량으로 빗물이 들어오고 벽지가 변색되는 피해를 겪었지만 시공업체가 하자보수를 거부했다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처럼 현장에서 하자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LH의 하자관리 시스템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LH는 하자 민원이 접수되면 시공업체에 공문을 발송하고 하자보수 완료 이후 시스템에 이력을 기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수급자가 시공업체에 직접 연락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안내했고 하자 처리 기록도 시스템에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2020년 이후 약 11만4998가구가 수선유지급여 사업을 통해 주택 수리를 받았지만 시스템에 남아 있는 하자보수 기록은 11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하자보수 완료 확인 등 핵심 기록이 남아 있는 사례는 단 4건뿐이었다.
업체 관리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LH는 사업 수행 능력 평가에서 90점 미만 업체는 차년도 사업 물량을 축소하고 80점 미만 업체는 2년간 사업 참여를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 90점 미만 평가를 받은 수선 품질 미흡 업체 50곳의 사업 물량을 줄이지 않았고 오히려 확대했다.
특히 2023년에는 LH 부산·울산본부가 사업 수행 능력 평가에서 80점 미만을 받은 업체 6곳에 대해 재평가를 실시해 점수를 최대 29.4점까지 상향 조정하고 차년도 사업 참여를 허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실제로 한 업체는 54.12점을 받았지만 재평가를 통해 83.52점으로 29.4점이 올라 차년도 사업에서 125건의 물량을 배정받았다. 또 다른 업체 역시 53.96점에서 83.36점으로 상향 조정되며 사업 물량 50건을 확보했다.
박용갑 의원은 "자력으로 주택을 수리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해 국가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에서 부실 시공과 관리 부실이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LH가 수선 품질이 미흡한 업체를 사실상 봐주고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정황이 확인된 만큼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선업체가 하자보수를 거부해 수급 가구가 사비로 수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은 공공기관의 책임 방기"라며 "저소득층 주거복지 사업의 품질 관리와 업체 관리 기준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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