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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엄경은 건국대병원 교수팀, 안면마비 진단·재활 플랫폼 개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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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석 기자]
    라포르시안

    엄경은 건국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라포르시안] 건국대병원(병원장 유광하)은 본원 엄경은 재활의학과 교수팀이 인공지능(AI) 기반 안면마비 자동 진단 및 자가 재활 플랫폼 개발 연구를 국가 지원 과제로 선정 받아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다고 25일 밝혔다.

    흔히 '구안와사'로 불리는 안면마비는 한쪽 얼굴 근육이 갑작스럽게 마비되는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1~2%가 경험할 만큼 결코 드문 병이 아니지만 '목숨과는 관계없다'는 인식 때문에 치료를 미루다 후유증이 남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안면마비 환자의 20~30%는 치료 후에도 마비 증상 얼굴 비대칭 부정연합운동(synkinesis) 등 후유증을 안고 살아 간다. 이 가운데 부정연합운동은 눈을 감으려 할 때 입꼬리가 함께 움직이는 식의 비정상적 신경 연결을 말한다.

    특히 가장 흔한 형태인 '벨(Bell) 마비' 환자의 70% 이상은 자연 회복되지만 초기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중등도 이상 환자는 만성화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기 진단·재활이 예후를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임상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안면마비 평가 도구는 'Sunnybrook 안면 등급 시스템'이다. 의사가 눈썹 올리기, 눈 감기, 미소 짓기, 코주름, 입술 오므리기 등 5가지 표정을 환자에게 시켜보며 좌우 대칭성과 부정연합운동 유무를 채점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해당 평가가 고도로 훈련된 임상가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최근 영상 기반 얼굴 분석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대부분 정지된 사진에서 기초적인 비대칭만 측정하거나 미세한 움직임은 포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엄경은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AI로 돌파한다. 엄 교수는 "안면마비는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지만 환자 대부분은 '며칠 지나면 낫겠지' 하고 병원 방문을 미룬다"며 "AI 진단 도구가 있다면 증상이 나타난 당일 집에서 중증도를 스스로 파악하고 빠르게 의료진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적 혁신뿐 아니라 '의료 접근성'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있다. 안면마비는 재활 치료가 예후를 좌우하지만 현실에서 환자들이 꾸준히 병원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로 지방이나 농어촌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하거나, 바쁜 일상으로 통원이 어려운 환자들이 많다.

    연구팀이 개발할 플랫폼은 스마트폰·PC·태블릿 등 누구나 갖고 있는 기기만 있으면 집에서 AI 코치의 지도 아래 재활 운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 의료진 역시 플랫폼을 통해 환자의 재활 수행 데이터와 회복 경과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맞춤형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국책과제를 통해 3년 내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수준의 AI 안면마비 통합 시스템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기술 완성 이후에는 의료기기 인허가 및 디지털 치료제(DTx) 사업화를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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