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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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5일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47)에 대한 구속영장을 26일 신청하기로 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박왕열의 국내 마약 유통 조직과 공범, 여죄, 범행 수법 등을 수사하기 위해 20명의 전담 인력을 꾸렸다.
경찰에 따르면 박왕열은 이날 오전 7시16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오전 9시쯤 집중수사관서로 지정된 경기북부경찰청에 도착했다. 박왕열은 청사에 들어가기 전 “범죄 수익은 어디에 은닉했나, 수감 중 애인과 함께 호화 생활한 거 인정하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박왕열의 조사를 위해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관 12명, 경남경찰청 마약수사관 2명, 서울경찰청 가상자산 분석팀 6명 등 총 20명의 전담 인력을 구성했다. 아울러 이날 조사를 마치고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신병을 인도받은 상황이라 일단 조사를 하고 구속영장은 내일(26일)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왕열은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를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현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렸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후 현지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던 박왕열은 2016년 국내에서 150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이다 도주해온 한국인 3명에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러다 같은 해 10월11일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이들 3명을 총기로 살해하고, 이들로부터 받았던 카지노 투자금 7억2000만원을 빼돌렸다. 현지에서는 두차례 탈옥을 벌이다 결국 붙잡혔고, 이후 살인죄 등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며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9년여간 박왕열에 대한 송환 노력을 기울였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까지 한 결과 결국 10년 만에 한국 땅으로 송환할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도 박씨를 겨냥해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면서도 텔레그램으로 한국에 마약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며 “교도소에서 애인을 불러 논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박왕열의 여죄와 공범, 범행수법에 대한 면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에서 저지른 살인 등 혐의는 이번 수사 대상은 아니다”며 “피의자가 취득한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철저히 추적해 환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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