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5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당장 다음 주부터 베트남 못 갑니다”…기름값 폭등에 항공편 줄줄이 ‘캔슬’ 날벼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비엣젯 3·4월 인천발 대거 결항

    항공유 배럴당 227弗…90% 급등

    경찰 ‘긴급 피싱 주의보’ 발령도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폭등으로 베트남 저비용항공사(LCC) 비엣젯항공이 한국-베트남 노선을 대거 취소했다. 출발까지 일주일도 안 남은 항공편도 갑작스레 결항되면서 여행객 혼란이 커지고 있다.

    3·4월 줄줄이 결항…여행객 발 동동
    비엣젯항공 한국 총판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4월 인천-베트남(나트랑·다낭·푸꾸옥), 부산-나트랑 일부 운항편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인천-푸꾸옥 노선은 4월 8일부터 5월 1일까지 아예 뜨지 않는다.

    3월 28일 출발하는 나트랑발 인천행 VJ836편, 푸꾸옥발 인천행 VJ974편도 이미 결항된 상태여서 3·4월 한국-베트남 노선이 줄줄이 빠지는 모양새다.

    비엣젯항공 측은 “전쟁의 장기화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원가 추가 부담은 물론 베트남 내 제트유의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에 비엣젯항공은 부득이 운항 취소를 하게 되었음을 송구스런 마음으로 안내 드린다”고 밝혔다.

    비엣젯만의 문제가 아니다. 베트남항공도 4~5월 인천-하노이·호치민 노선 일부를 비운항 처리했고, 에어부산은 다음 달부터 부산발 괌·세부·다낭 노선 운항을 줄이기로 했다.

    23일 하루 동안에만 비엣젯 홈페이지에 항공권 관련 문의글이 127건 쏟아졌다. 항공편이 취소되면 항공사에서 수수료 없이 환불받을 수 있지만, 숙소·현지 액티비티·렌터카 등 부대 비용은 위약금이 붙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여행객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 해도 유류할증료 급등으로 다른 항공사 운임이 뛰었고 좌석 수도 빠듯하다.

    비엣젯의 사후 대응도 논란이다. 여행사나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항공권을 산 고객에게 “한국 총판대리점에서 처리 권한이 없다”며 “각 구매처에 문의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여행객이 베트남 본사에 직접 문의하려면 영문 이메일을 보내야 하고, 답변까지 영업일 기준 최대 7일이 걸린다. 출발이 코앞인 고객에게는 사실상 손을 놓으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유 90% 폭등…유류할증료 한 달 새 3배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항공유 가격 급등이다. 베트남 항공사들이 주로 쓰는 싱가포르산 항공유(MOPS)는 중동 사태 2주차인 3월 둘째 주 배럴당 평균 179.5달러에 거래됐고, 셋째 주에는 200달러를 넘어 지난 20일 기준 배럴당 227달러까지 치솟았다. 중동 사태 이전보다 90% 이상 뛴 가격이다.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6단계에서 18단계로 12단계 올랐다. 2016년 현행 체계가 도입된 이후 한 달 새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대한항공 기준 인천-뉴욕 노선 편도 유류할증료는 3월 9만9000원에서 4월 30만3000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제주항공도 4월 편도 유류할증료가 이달 9~22달러에서 29~68달러로 최대 3배 이상 올랐다.

    베트남은 항공유 수요의 3분의 2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그중 약 60%를 중국과 태국에서 들여온다. 그런데 두 나라가 자국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공급에 직격탄을 맞았다.

    통상 항공사들은 유가가 오르면 항공권 가격에 실시간으로 반영하지만, 비엣젯은 가격을 고정 적용하는 방식이어서 유가가 뛸수록 부담을 통째로 떠안는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결국 결항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항공편 취소됐다” 문자 눌렀다간 낭패
    여행객들의 불안을 노린 피싱 범죄도 극성이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은 중동 사태를 악용한 피싱 시도가 확인되고 있다며 23일 ‘긴급 피싱 주의보’를 발령했다.

    대표 수법은 ‘전쟁 수혜주’를 앞세운 투자 사기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미끼 문자로 피해자를 끌어들인 뒤 메신저 리딩방으로 데려가 가짜 거래소에 가입시키고 투자금을 빼돌리는 식이다.

    항공편 취소를 빙자한 스미싱도 포착됐다. “중동 상황으로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문자와 함께 링크 접속을 유도해 가짜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를 빼가는 수법이다. 이 밖에도 중동 지역 의사나 군인을 사칭해 돈을 요구하는 연애빙자 사기, 난민 지원을 핑계로 가짜 사이트에 접속시켜 개인정보와 돈을 빼가려는 시도 등이 잇달았다.

    통합대응단은 소상공인 대출이나 유류비 환급 등 정부 정책을 빙자한 피싱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까지 실제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관련 전화번호와 인터넷 주소(URL)를 신속히 차단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신효섭 통합대응단장은 “사기범들은 국민의 불안감과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선의마저 범행의 도구로 삼는 악질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피싱 범죄가 의심되거나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바로 통합대응단(국번 없이 1394) 또는 112로 신고해 상담·후속 조치 안내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동발 오일쇼크 기름값 2000원 시대, 왜 한국에만 더 가혹할까?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