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6 (목)

    세계 1위 운용사도 대규모 환매 ‘난색’ 돈 못 받을라…미 사모신용 공포 확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형사 2곳, 환매 한도 5%로 제한

    PIK 비중도 증가…부도 확률 올라

    최근 세계 최대 사모신용(대출) 운용사가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을 받으면서 금융시장에 ‘사모신용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대형사도 투자자의 환매 요구에 난색을 표하면서 사모신용 리스크가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로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2008년 금융위기 재연 가능성은 작지만, 사모대출을 받은 기업이 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세계 사모신용 1위 운용사인 아레스 매니지먼트는 자사 사모신용 펀드인 ‘아레스 전략인컴 펀드’의 투자자에게 순자산의 11.6% 규모 펀드 환매(인출) 요청을 받았지만 환매 한도를 5%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전날 대형 사모신용 운용사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도 자사 펀드에 11.2%의 환매 요구를 받아 환매 한도를 동일하게 5%로 제한했다. 두 회사의 펀드 규모(각각 107억달러, 151억달러)를 고려하면 이번에 투자자들에게 환매하는 금액은 약 12억9000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또 무디스가 이날 대형 운용사 KKR의 사모신용 펀드 신용등급을 ‘투기’로 하향하는 등 시장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사모신용은 은행이 아닌 투자자의 돈을 받은 펀드가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규제를 회피할 수 있어 사모신용이 크게 성장해왔지만 지난해 말부터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의 부실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문제는 사모신용의 구조가 불투명하다보니 사모신용의 전체 규모도, 부실 여부와 기존 금융권과의 연관성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사모신용이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다보니 투자자도 사모신용 펀드의 현재 시장가치를 모르고 환매 외엔 원금을 돌려받을 방법도 없다.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자 투자자가 대규모 환매 요구에 나서고, 환매금액이 지나치게 커지면 펀드의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만큼 운용사가 우선 환매금액에 제한을 둔 것이다.

    사모신용의 부도율이 아직 낮아 시장에선 집단 부실과 펀드런(대규모 환매 요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러나 이자 지급이 지연되는 등의 불안 요인은 있어 불안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미국 사모대출 시장에서 돈을 빌린 기업이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원금에 더해 향후 상환하는 방식(PIK)을 택한 비중이 2021년 4분기 7%에서 지난해 4분기 11%로 증가했다. 이는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으로 이 비율이 계속 오르면 부도 확률도 높아진다. 특히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 부담이 커져 부실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자금 조달 능력이 뛰어난 운용사도 투자자의 환매 요청을 감당하지 못해 환매 한도를 적용한 것은 시장 불안이 업계 전반에 확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중소형 운용사엔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