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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8 (토)

    개인에 30% 풀고 로켓발사 참관까지…머스크의 ‘IPO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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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X 750억弗 조달 설계도 살펴보니

    개인 배정 물량, 관행의 3배 검토

    테슬라 주주에 우선 참여권 보장

    호손 공장 투어 등 다양한 이벤트

    초기주주 록업 6개월 이상 적용하고

    나스닥100 조기편입시켜 주가 방어

    주관사 BofA 지명 등 철저히 통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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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기업 스페이스X 설립자이자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괴짜라는 별명다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테슬람(테슬라+이슬람)’으로 불릴 정도로 충성도 높은 개인투자자에게 3배 많은 공모주 물량을 배정하고 로켓 발사를 참관시키거나 자신의 다른 기업에 투자했던 투자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식이다. 상장 날짜를 자신의 생일에 맞춘 것까지 본인 중심의 이벤트를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가 6월 상장을 앞두고 IPO 물량 중 최대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통 IPO에서 개인에 할당되는 공모주 물량 비율이 5~1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3~6배 많다. 앞서 디인포메이션도 개인 배정 물량이 20%를 넘길 수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테슬라의 주주들에게 IPO 우선 참여 기회를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가 2022년 비난 속에 X(옛 트위터)를 인수할 때 자금 지원을 한 투자자도 포함된다. 그는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테슬라 주주들이 스페이스X에 참여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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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테슬라 주가를 받쳐온 개인투자자를 위한 보상인 동시에 상장 성공을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개미투자자’의 지지가 없으면 전기차 대량생산이나 우주탐사 사업이 현실화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의 1조 달러(약 1507조 원) 보상안이 안건으로 올라왔을 때도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의 반대를 누르고 통과시켰다. 충성도 높은 개인투자자들은 상장 후에도 주식을 계속 보유해 주가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이번 IPO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폭발적일 것”이라며 “수년간 스페이스X에 투자해온 고액 자산가나 패밀리오피스뿐만 아니라 소규모 투자자들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리버티홀캐피털파트너스의 매니징파트너인 로완 테일러는 스페이스X 상장은 20년 전 구글의 IPO와 비견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생일에 맞춰 상장을 준비할 정도로 자신에게 집중하는 머스크 CEO는 IPO 전 투자자들을 회사 주요 시설로 초청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기업이 먼저 투자자를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투자자들이 캘리포니아주 호손 제조 단지를 둘러보고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을 참관하며 매력을 느끼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주가 방어에도 신경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요 초기 주주들에게 통상적인 6개월보다 더 긴 록업(lockup·보호예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록업은 일정 기간 주식 매각을 제한하는 제도다. 디인포메이션은 스페이스X가 20년 동안 비상장회사로 운영되면서 1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왔다며 록업 연장이 상장 후 대량 매도를 막기 위한 맞춤형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록업 해제 후에도 나스닥100 등 주요 주가지수 조기 편입을 통해 새 투자자를 유입시키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일반적으로 IPO를 주도하는 투자은행 등 주관사 역할은 철저히 제한된다. 머스크 CEO는 개인적 친분이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직접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미국 고액 자산가와 가족회사 투자자 관리를 맡겼다. 미즈호(일본), 바클레이스(영국), 도이체방크(독일)에는 각각 해외 개인투자자 모집 임무를 부여했다. 로이터는 “머스크가 주주 구성을 직접 설계하고 상장 이후 주식 거래까지 통제한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는 IPO로 750억 달러(약 112조 8900억 원)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가 세운 종전 최대 기록(290억 달러)을 훌쩍 넘는 규모다. 목표 시가총액은 1조 7500억 달러(약 2634조 9700억 원)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와 합병했다.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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