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3 (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신이화(辛夷花), 콧병 다스리는 백목련 꽃망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남선 원장의 한약 이야기
중앙일보

옛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소청룡탕가신이(小靑龍湯加辛夷)’의 경우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코 알레르기나 기관지 천식을 치료하는 소청룡탕에 ‘신이’를 더하면 코막힘이나 숨찬 증상을 다스리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신이’라 하면 백목련의 꽃망울을 말한다.

한방의학에서는 약제 이름으로 ‘신이화’라고 부른다. 백목련의 꽃망울은 각종 콧병 치료에 효과적이어서 예로부터 ‘콧병에 목련 꽃망울을 쓰지 않으면 효과가 없는 약’이라고 할 정도였다.

나무 껍데기도 약재로 쓰고 있지만 유독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백목련 꽃망울을 말려두었다가 차로 마시면 만성비염·축농증 예방에 좋다. 특히 말린 꽃망울을 끓여 즙으로 만든 뒤 그 즙을 수시로 콧속에 떨어뜨리면 알레르기성 비염, 부비동염의 증세가 호전된다. 코막힘도 해소되고 두통도 완화된다. 신이는 코뿐 아니라 폐의 기운을 상승시키고 기관지를 확장시켜 숨 기능을 회복시킨다. 말린 꽃봉오리 10g 정도를 600㏄ 물에 넣고 그 양이 절반 정도가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 3~4회씩 마시면 좋다.

한편 알레르기성 비염의 명약인 소청룡탕(小靑龍湯)은 중국 후한 시대부터 애용돼 온 처방이다. 그 연조가 무려 2000년 이상 된 약이다. 후한 말 창사 지방의 태수 장중경이 쓴 『상한론(傷寒論)』을 보면 ‘몸 내부에 수독증이 있어 콧물·가래·기침을 하는 사람에게는 소청룡탕을 쓴다’고 했다. 소청룡탕은 마황을 비롯해 여덟 가지 약재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마황은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멈추게 하며 콧물을 다스린다.

기관지 확장 작용과 수독을 소변으로 빼주는 이뇨 작용도 뛰어나다. 마황은 에페드린 성분이 강해 자율신경을 흥분시켜 각성 작용으로 인해 불면증을 초래하기 쉽다. 따라서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간혹 소청룡탕의 의미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약명의 의미는 이름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고송총고분의 사방벽에는 동서남북의 형상인 동물이 그려져 있는데, 여기에 동쪽을 나타내는 동물이 바로 청룡이다. 용은 본래 하늘로 올라가는 장래성 있는 동물의 상징으로 젊음과 건강의 근본이기도 하다.

초가을·초봄 등 환절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 고귀한 약이 바로 소청룡탕이다. 소청룡탕을 소음인 환자가 복용하면 간혹 불면·식욕부진·소화불량·무기력감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별 부작용은 아니니 염려할 것은 없다. 신이화 그리고 소청룡탕, 하늘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알레르기 치료법이자 호흡기 면역 처방이다.

영동한의원 원장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