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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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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임플란트 성공, 나이보다 몸 상태·의사 경험에 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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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고혈압 등 있어도 가능

흡연자는 실패율 7.5배 높아 조심

시술 전후 잇몸병 잡고 철저 관리

정의원 교수의 건강 비타민
중앙일보

1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치과병원에서 의료진이 임플란트 시술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임플란트를 오래 쓰려면 담배를 끊고 시술 후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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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양쪽 위 어금니가 빠진 박모(70·여·서울 은평구)씨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 그는 2년 전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당시 약을 먹고 있었다. 진료실에서 만난 박씨는 “골다공증이 있으면 임플란트 시술을 해도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걱정했다.

검사 결과 임플란트 시술은 가능한 상태였지만 골다공증약이 문제였다. 골다공증 치료제 중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은 임플란트를 심은 뒤 뼈가 형성되는 것을 방해한다. 내분비내과와 상의해 골다공증약을 비타민D 복합제로 바꾸고 석 달 뒤 다시 검사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아 임플란트 2개를 심었고, 올해 초 인공치아를 붙이면서 시술이 마무리됐다.

노인들은 “나이가 많은데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할까요”라고 종종 묻는다.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도 비슷한 걱정을 한다. 나이가 많거나 만성질환이 있으면 임플란트를 하기 어려울까? 그렇지 않다.

연세대 치과병원에서 1997~2012년 임플란트를 시술받은 고령층(65~89세) 346명을 대상으로 연령별 임플란트 성공률을 조사했다. 총 임플란트 개수는 902개였다. 임플란트 성공은 ▶임플란트가 뼈에 제대로 붙고 ▶주변 잇몸에 염증이 생기지 않으며 ▶통증이 없고 기능에 문제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시술 후 임플란트를 제거한 환자는 18명(5.2%)으로 개수로는 29개(3.2%)였다. 연령별로는 65~69세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80세 이상은 한 명도 없었다. 고령일수록 임플란트 실패율이 높다는 속설이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전신질환이 있어도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하다. 심장 수술을 받고 항응고제(와파린)를 복용하는 김모(33·서울 강서구)씨는 오른쪽 위 어금니를 잃어 임플란트를 해야 했다. 와파린을 복용하면 수술이나 시술을 할 때 지혈이 잘 안 된다. 그렇다고 와파린을 끊으면 피떡(혈전)이 생겨 협심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고심 끝에 와파린 대신 헤파린(항응고제)을 조금씩 주사로 투여하면서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와파린은 주사약이 없다. 피떡이 생기지 않는지, 지혈을 방해하지 않는지 살피면서 시술을 진행했다. 김씨는 현재까지 건강에 큰 문제가 없고 임플란트 부작용도 없다.

심장수술 받은 환자도 상태 봐가며 시술

임플란트 성패는 연령·전신질환은 물론 치주질환·흡연·음주, 즐겨 먹는 음식까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치과의사의 경험과 시술 후 구강건강 관리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플란트 제품도 중요한 요인이다. 임프란트는 제품에 따라 강도·표면 재질·디자인이 다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것을 써야 성공률이 높고 부작용이 적다.

중앙일보

2015년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연구팀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환자 2765명(임플란트 1만1311개)을 9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의 7.6%가 1개 이상 임플란트에 실패했는데, 제품에 따라 실패율이 적게는 5.2배에서 많게는 58.2배까지 차이가 났다.

연세대 치과병원에서 1997~2012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367명 중 65세 이상 346명을 추적 조사했더니 외국 N사의 B제품(5.8%)과 R제품(5.7%)의 실패율이 높았다. 국산 O사와 외국 S사 제품은 각각 1.4%였다. 이 연구는 2015년 말 국제학술지 ‘임상구강임플란트연구(Clinical oral implants research)’에 실렸다.

흡연은 임플란트에 매우 좋지 않다. 담배의 니코틴은 그 자체로 독성을 지녀 치주조직을 약하게 만들고 입속 세균을 늘린다. 임플란트 시술 초기에 주위 혈액 공급을 차단해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면역반응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캐나다 델루이즈대학 연구(1993년)에 따르면 임플란트를 시술한 21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흡연자의 경우 실패율이 11.3%로 비흡연자(4.76%)의 2.4배였다. 국내에서 임플란트를 한 12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임플란트 실패 확률이 7.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도 관리해야 한다. 혈당이 높으면 혈관이 망가지면서 영양분과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수와 기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더라도 뼈가 잘 만들어지지 않아 헐거워지기 쉽다. 미국 하버드대 치과병원 연구(2011년)를 보면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임플란트 실패 확률이 2.5배 높았다. 이 연구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각각 실패 확률이 5.3배, 1.37배 높게 나왔다.

치과의사의 경험이 임플란트 실패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과 스웨덴 말뫼대학 공동연구팀이 관련 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경험이 적은 치과의사(임플란트 시술 개수 50개 미만)는 경험이 풍부한 치과의사보다 실패율이 2.18배 높았다(국제치과보철학지, 2017년).

당뇨병 등 전신질환 앓으면 더 신경써야

임플란트는 시술 전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플란트 실패율을 줄이면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첫째, 임플란트 주위 염증을 예방해야 한다. 임플란트 잇몸 주변 염증은 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임플란트 주위 염증은 ▶치주질환을 앓았거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으며 ▶흡연과 음주를 할 경우 잘 생긴다. 금연·절주하는 게 중요하다. 당뇨병 등 전신질환을 앓는다면 건강관리에도 더욱 신경써야 한다.

둘째, 경험 많은 치과의사에게 시술받는 것이 좋다. 일반인이 직접 임플란트 제품을 고르고 선택하기는 어렵다. 풍부한 임상 경험이 환자의 선택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평소 구강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한다. 애초에 잇몸질환을 앓았다면 임플란트를 한 뒤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 임플란트를 한 박모(58·서울 동대문구)씨는 시술 후 담배를 끊지 않았고, 치아 관리를 소홀히 했다. 결국 잇몸에 염증이 생겨 1년도 되지 않아 임플란트가 빠져버렸다. 지금은 재수술을 위해 뼈(치조골) 이식을 준비하고 있다.

아무리 임플란트가 좋아도 자연 치아를 능가할 수 없다. 임플란트는 부득이하게 자신의 치아를 잃었을 때 대안일 뿐이다. 임플란트 주위 염증이 생겨도 심각하게 진행될 때까지 자각하지 못하고 불편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구강 관리를 해야 임플란트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임플란트 실패 윗니 > 아랫니 … 담배 끊고 평소 구강 관리를
임플란트 실패율은 시술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 미국 하버드 치과대학 연구(2002년)에 따르면 위 어금니의 임플란트 실패율이 2.4로 가장 높았고(1보다 높을수록 위험) 다음으로 위 앞니(1.9), 아래 어금니(1.5), 아래 앞니(1) 순이었다. 캐나다 델루이즈대학 연구에서 위턱 임플란트 실패율은 흡연자의 경우 17.9%나 됐다. 흡연자의 아래턱 임플란트 실패율(4.64%)의 4배가량이다.

윗니를 지탱하는 위턱뼈는 아래턱뼈보다 얇다. 특히 위 어금니 쪽에는 턱뼈에 ‘상악동’이라는 공간이 있어 더 약하다. 이런 이유로 윗니 임플란트를 할 때는 잇몸 뼈(치조골)를 보충하는 골 이식을 먼저 하는 경우가 많다. 윗니 임플란트를 시술한 경우 금연 등 구강 건강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정의원 교수
연세대 치과대학 졸업,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 연세대 치과병원 치주과장



정의원 연세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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