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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호흡기 염증 치료하는 꽃, 금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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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선 원장의 한약 이야기

중앙일보

오늘은 옛날 이야기로 시작해 보려 한다. 옛날 부여의 한 작은 마을에 금화와 은화라는 사이좋은 쌍둥이 자매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언니 금화가 이름 모를 병을 얻어 시름시름 앓게 되는데, 동생 은화마저 언니를 돌보다 같은 병을 얻게 된다. 이 둘은 한날한시에 눈을 감으며 ‘죽어서 약초로 태어나 우리같이 병에 걸린 불쌍한 사람들을 치료해주자’고 약속한다. 훗날 두 자매가 묻힌 무덤가에 덩굴이 자라 꽃이 피는데, 처음엔 하얗게 피었다가 점차 노랗게 물드는 아름다운 꽃이었다. 자매가 죽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 이름 모를 열병이 도는데, 사람들이 자매의 말을 기억하고 그 꽃을 따 달여 먹으니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자매의 이름을 따서 금은화(金銀花)라 불렀다고 한다.

흰 꽃으로 피어 노란 꽃으로 지는 금은화. 금은화는 인동(忍冬)덩굴의 꽃봉오리 또는 막 피기 시작한 꽃으로 ‘인동꽃’이라고도 한다. 인동은 한반도 전역에 자생하는 덩굴성 식물이다. 인동이란 이름은 추운 겨울에 도 잎이 시들지 않고 모진 겨울을 이겨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의학에서는 꽃봉오리를 금은화, 입과 줄기를 인동등(忍冬藤)이라 부른다.

금은화라는 명칭은 약초보감인 『본초강목』에 최초로 수록됐는데, 맛은 달고 성질은 차며 폐(肺)·비(脾)·심경(心經)에 작용한다고 되어 있다. 금은화는 해열, 해독, 항균, 항염증, 백혈구 탐식, 중추신경 흥분, 콜레스테롤 강하 작용과 궤양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은화의 주요 성분은 플라본·이리도이드(Iridoids)·사포닌 등인데, 이들 모두 항균·항암·항염증·항산화·항바이러스 작용이 뛰어나 항암제와 각종 염증 치료제 등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금은화는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천식, 만성 폐쇄성폐 질환(COPD) 등 코나 부비동, 기관지, 폐 질환 처방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금은화는 1995년 이후 중국 약전에 기록됐고,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인 사스의 치료제로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중국 청나라의 『연수방단(燕守方丹)』에 금은화가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젊어지게 한다고 나와 있어 중국 현지에서는 금은화를 이용한 각종 식품이나 음료·술·차·화장품·치약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동은 향기가 좋고 꿀이 있는 밀원식물(蜜源植物·꿀벌이 꿀을 모을 때 찾아드는 식물)로 예부터 차나 술로 담가 마셨다. 금은화를 말려 둔 것을 2~3g씩 따뜻한 물에 우려 내 차처럼 마시면 해열·이뇨 작용이있어 감기 등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직 다량을 섭취했을 경우 독성에 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복용 전에는 반드시 한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단 몸이 찬 소음인이나 소식(小食)을 하는데 자주 설사를 하는 사람이 복용하면 몸이 더 냉해지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동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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