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과 동호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코오롱 등반학교에는 20m 높이의 인공 빙벽을 갖춘 실내 빙벽장이 마련돼 있다. 겨울철 이색 레포츠를 즐기려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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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성환 기자 = 겨울은 추워야 겨울답다. 멋진 겨울을 만들려면 ‘이한치한’에 익숙해지면 된다. 산천이 얼어붙은 이 계절에도 팔도엔 즐길 것들이 널렸다. 스케이팅, 빙벽등반, 눈꽃 화사한 겨울 산 트레킹…. 여기에 지역축제를 찾아 눈과 얼음 속에서 한바탕 뒹굴고 나면 살을 에는 칼바람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겨울에도 땀을 흠뻑 흘릴 수 있는 동계레포츠 명소를 1월에 꼭 가보라고 추천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분도 내본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사진=한국관광공사 |
◇ 서울 도심서 스케이팅·빙벽등반
서울에 스케이트장이 많이 있지만 노원구 태릉선수촌의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좀 특별하다. 규모와 빙질이 뛰어나고 선수들의 훈련모습까지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규모가 압도적이다. 연면적이 2만7067㎡(8187평)에 달하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과 함께 국내에서 단 두 곳뿐인 국제규격 빙상장이다. 500~6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선수들의 훈련기간에도 일반인들은 중앙의 보조링크를 이용할 수 있다.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지켜보면 의욕이 더욱 솟는다. 겨울방학에는 스피드 피겨 스케이팅 관련 특강도 운영된다. 주변으로 조선 중종의 왕비 문정왕후가 묻힌 태릉, 명종과 인순왕후를 모신 강릉이 있어 이와 연계하면 괜찮은 나들이 코스가 된다.
광화문 서울시청 앞에 조성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역시 도심 속 겨울명소다. 2년 만에 문을 열어 더욱 반가운 곳이다.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는 2월 25일까지 운영된다. 2월부터는 컬링을 비롯해 동계올림픽 종목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이색 겨울레포츠를 찾는다면 우이동 코오롱등산학교를 기억한다. 높이 20m의 인공 빙벽을 갖춘 실내 빙벽장이 이곳에 있다. 사전교육만 받으면 무경험자도 체험이 가능하다니 겁을 먹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장비도 현장에서 전부 대여한다.
산정호수썰매축제. 썰매를 비롯해 이색적인 탈것들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 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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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포천의 겨울축제
겨울축제를 만끽하는 것도 매서운 한기를 날리는 방법이다. 경기도 포천은 겨울축제의 고장으로 이름났다. 영북면 산정호수에서 열리는 산정호수썰매축제(2월11일까지)와 이동면 도리동마을을 무대로 펼쳐지는 백운계곡동장군축제(28일까지)가 입소문 탄 덕이다.
산정호수썰매축제는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겨울철 놀이 한마당이다. 썰매는 물론 자전거·바이크·기차 등 온갖 탈 것들이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를 누빈다. 물 위를 둥둥 떠다니던 ‘오리배’까지 얼음 위를 질주하는 유별난 광경을 본다면 절로 웃음이 터진다. 포천백운계곡동장군축제의 백미는 송어 얼음낚시다. 또 전통썰매와 얼음 미끄럼틀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거워하는 놀이다.
겨울이 되면 구곡폭포는 거대한 빙폭으로 변신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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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평창 선재길 트레킹·춘천 구곡폭포
겨울산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맑고 상쾌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앙상한 가지에 눈꽃 활짝 피면 풍경은 어찌나 고상한지, 5분만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절로 화사해진다. 겨울이 되면 강원도에서는 눈과 얼음의 향연이 펼쳐진다. 발길 닿는 곳마다 경승이 따로 없다. 동계올림픽의 주 무대인 평창에서는 오대산 선재길을 꼭 걸어본다. 천년고찰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약 9km의 숲길이다. 한때 스님과 불자들이 이 길을 오가며 수행을 했다. 또 오대산의 화전민들이 나무를 베어다 팔던 삶과 애환의 길이었다. 사위가 어찌나 고요한지 길을 걸으면 도시의 생채기가 절로 치유되고 심란함도 시나브로 사라진다. 길에는 지장암·지장폭포·회사거리 등의 볼거리가 부려져 있다. 회사거리는 일제강점기에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는 회사(제재소)가 있던 터로 화전민이 이곳에 모여 살았다.
눈이 내리면 길은 꿈같이 아름답다. 세 시간 남짓 부지런히 걸어야 완주할 수 있지만 오르는 길이 잘 닦였고 가파르지 않아 초보자도 부담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겨울 산사의 풍경도 운치가 있다. 월정사에서는 자태가 아름다운 팔각구층석탑을 찾아보고 그 유명한 전나무 숲길도 챙겨 걸어본다. 월정사의 말사인 상원사의 고즈넉함도 마음 참 푸근하게 만든다.
다이내믹한 즐길거리를 찾는다면 춘천 구곡폭포로 간다. 호젓한 산책로를 지나면 느닷없이 등장하는 거대한 얼음폭포에 눈이 번쩍 뜨인다. 봉화산 자락을 아홉 굽이 지나쳐 쏟아지던 폭포가 겨울에 얼음왕국으로 변신한다. 높이 약 50m의 얼음폭포가 대형 고드름과 어우러지는 얼음세상이 펼쳐진다. 이 거친 얼음폭포에 반해 주말마다 200여명의 동호인들이 멀리서 애써 찾는다. 얼음폭포와 한바탕 뒹구는 이들의 모습을 딱 5분만 지켜보면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손바닥에서 땀이 솟는다.
분천역 산타마을 썰매장/ 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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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봉화 분천역·청송 얼음골
핀란드 로바니에미는 산타클로스 마을로 유명하다. 지구촌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타고 산타클로스와 기념촬영을 하며 동심을 곱씹는다.
우리나라에도 산타마을이 있다. 봉화군 분천역 산타마을이다. 분천역은 무인화가 진행되던 쓸쓸한 역이었다. 그런데 관광열차가 운행하고 산타마을 콘셉트로 변신하면서 이색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에는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으며 더욱 입소문을 탔다. 빨간 지붕을 인 역사, 눈이 덮이고 전구들이 반짝이는 겨울밤 풍경이 특히 로맨틱하다.
청송 부동면 주왕산 얼음골은 해마다 1~2월에 열리는 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으로 유명하다. 세계 ‘빙벽 스파이더맨’이 총출동해 얼음벽을 기어오르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광주실내빙상장으로 체험학습을 나온 초등학생들이 강습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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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의 실내빙상장·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
남도에서도 겨울을 즐길 것들은 많다. 광주시청 앞 문화광장에는 서울광장처럼 야외 스케이트장이 조성돼 31일까지 운영된다. 동시에 300명까지 입장할 수 있는 규모다. 스케이트장 옆에는 썰매장도 마련돼 있다.
광주실내빙상장도 지역에서는 겨울 명소로 통한다. 역사가 20년이나 됐다. 500명 이상이 동시에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붐비는 편은 아니라 여유 있는 스케이팅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이 관리하는 빙판은 각종 빙상 대회를 치를 만큼 빙질이 훌륭하다. 원 포인트 레슨(1인당 3만원)도 진행한다.
1회(1시간) 이용료는 스케이트와 헬멧 대여료를 포함해 단돈 1000원. 넓은 임시 주차장이 무료라 주말이면 수천 명이 몰린다. 지금까지 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을 찾은 사람은 약 34만 명.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중심으로 연인과 친구 등 남녀노소가 이곳에서 겨울 레포츠를 즐긴다.
스케이트장 주변에는 물품 보관소와 안내소·의무실·매점·카페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있다. 초보자와 장애인을 위해 무료 스케이트 교실도 운영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신나는 DJ 박스가 설치되고, 만 12세 이하 어린이가 장난감과 책 등을 사고파는 빛고을벼룩시장이 열린다. 벼룩시장은 현장서 신청,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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