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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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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나는 병원서 일하는 과학자, 의료 신기술 상용화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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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승종 고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
중앙일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단장이었던 김승종 박사가 지난달 고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로 부임했다. 최첨단 융복합 의학센터 설립에 맞춰 ‘미래형 병원’을 준비하는 고대의료원의 첫 번째 인재 영입이다. 100억원이 넘는 연구비와 100여 명에 달하는 연구 인력을 이끈 과학자가 병원으로 온 이유는 무엇일까. 김승종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Q : 고대의료원에 오게 된 이유는.

A : “고대의료원과는 KIST에 있을 때부터 각종 연구과제를 함께하며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 의료원에서 먼저 부임 요청이 왔고,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미래의 ‘일류 병원’은 단순히 병상 수가 아닌 ‘기술’에 좌우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뛰어난 기술도 병원에서 쓰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나 역시 과학자로서 그런 부분이 안타까웠다. 과학자와 의사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자 고대의료원에 오게 됐다.”




Q : 바이오닉스 분야에서 의료 현장에 쓰일 만한 기술이 많나.

A : “바이오닉스(생물학과 전기공학의 합성어) 분야는 광범위하다. 재활로봇, 수술실 사고를 예방하는 인공지능(AI) 기술, 수술 과정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증강현실(AR)·3D프린터 기술 등 다양하다. 일부는 실제 의료 현장에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턱뼈를 재건하려면 수술 중에 종아리뼈의 길이를 재고 턱에 맞춰 깎아야 해 시간이 10시간 넘게 걸린다.

미리 3D프린터로 인공뼈를 만들어 종아리뼈를 맞춰 떼면 수술 시간이 1시간으로 줄어 감염 위험과 환자 부담이 크게 준다. 재활로봇도 단순히 운동 보조를 넘어 좌우로 움직이며 감각 훈련을 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돼 있다.”




Q : 기술은 다양해도 실제 병원에서 쓰이는 기술은 적다.

A : “의사·과학자 모두 각자의 분야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흩어지면 일이 바빠서인지 금세 잊어버린다. 이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줘야 실질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 ‘병원에서 일하는 과학자’로서 이런 역할을 도맡아 할 것이다.”




Q : 구체적인 방안은.

A : “KIST 등과 연계해 기술 개발, 임상시험, 산업화가 고대의료원 내에서 이뤄지도록 연구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다. 고대의료원 산하 9개 기술지주회사를 활용하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 나아가 의사·과학자·환자가 함께하는 ‘의료기술 실증병동’을 2022년 완공되는 최첨단 융복합 의학센터에 설치할 예정이다.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의료 기술을 의사·과학자와 함께 구현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삼위일체’ 연구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Q :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할 것 같다.

A : “기술 개발을 위해 이뤄지는 임상시험을 ‘연구자 임상’이라고 한다. 단순히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많은데 정식 임상시험만큼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서류 허가에도 몇 년이 걸린다. 환자에게 필요한 기술이지만 제한된 기간에 실적이 나오지 않아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연구자 임상만큼은 쉽게 이뤄지도록 정부가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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