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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항산화 영양소 셀레늄 함량 1위 암 예방, 뇌 기능 향상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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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참치보다 풍부한 셀레늄

만병의 근원 활성산소 제거

세포 손상 막고 재생력 높여"

브라질너트 영양학 고령층 건강 관리의 핵심은 활성산소 관리다. 과도한 활성산소는 노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암·치매·심근경색·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최근 강력한 항산화 영양소인 ‘셀레늄’이 주목 받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셀레늄 함량이 높은 ‘브라질너트’ 역시 새로운 ‘수퍼푸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열매’라 불리는 브라질너트의 영양학적 가치를 짚어본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중앙일보

브라질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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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너트는 아마존 밀림에서 자라는 브라질너트 나무의 씨앗이다. 인위적으로 재배할 수 없는 데다 450여 일간 키운 열매에서 8~24개의 씨앗밖에 나오지 않아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

아마존 밀림서 자라는 수퍼푸드

최근 브라질너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셀레늄’이라는 영양소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등록된 6898개 식품 중 셀레늄 함량이 가장 높은 게 바로 브라질너트다. USDA에 따르면 브라질너트 1알(4g)에는 약 76㎍(100g당 1917㎍)의 셀레늄이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셀레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굴(77㎍)·참치(90.6㎍)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양이다.

셀레늄이 중요한 이유는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강력한 ‘항산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활성산소는 ‘만병의 근원’이라 할 만큼 다양한 질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되면 체내 세포나 조직의 DNA·단백질이 손상되고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노화가 촉진된다. 암·심근경색증·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의 90%가 활성산소와 연관됐다는 보고도 있다.

활성산소는 산소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부산물이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인체는 셀레늄을 포함한 항산화 영양소를 활용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셀레늄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의 주성분으로, 호흡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과산화수소)를 분해해 세포 손상을 예방하고 재생력을 높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셀레늄에 대해 ‘유해 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며 기능성을 인정했다.

브라질너트의 강력한 건강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미국인 1321명을 대상으로 한 그룹은 하루 200㎍의 셀레늄을 장기간 섭취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모양이 비슷한 가짜 약을 준 뒤 암 발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셀레늄을 먹은 그룹은 가짜 약을 먹은 그룹보다 암 발병률이 전립샘암 63%, 대장암 58%, 폐암은 46% 낮았다(미국의학협회지, 1996). 2016년 ‘유럽 영양학지’에는 브라질너트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평균 나이 77세의 남녀 경도인지장애 환자 2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11명)은 매일 브라질너트(셀레늄 약 288㎍ 수준)를 6개월 동안 섭취하게 한 뒤 먹지 않은 그룹과 비교한 결과 브라질너트를 먹은 그룹이 언어 유창성, 그림 따라 그리기 등 인지 기능 검사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뇌는 산소 소비량이 많은 만큼 활성산소에 취약한 조직이다. 실제 뇌 기능은 혈중 셀레늄 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레늄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식품으로 보충해야 한다. 특히 고령층은 셀레늄 필요량이 증가하는 반면 대사 기능이 줄어 생체 이용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셀레늄이 부족하면 활성산소로 인해 중추신경계가 손상돼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인의 셀레늄 섭취량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편이다. 같은 종류의 채소·곡류라 해도 재배된 토양에 따라 셀레늄 함량이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셀레늄 함량이 낮은 화강암과 현무암이 국토의 약 70%를 이루고 있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셀레늄 자체가 적다. 여기에 곡류를 도정할 때 셀레늄의 절반 이상이 소실돼 실상 먹는 양은 더욱 적다. 한국인 영양 섭취 기준에서는 성인 남녀에게 하루 60㎍의 셀레늄 섭취를 권장하지만 이를 충족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루 2~5알 먹으면 셀레늄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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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너트 한 알에는 약 76㎍의 셀레늄이 함유돼 일일 섭취 권장량을 채우기 충분하다. 단 너무 많이 먹으면 복통·설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셀레늄 일일 섭취량이 853~1261㎍을 넘어선 안 된다고 권고한다. 브라질너트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하루 2~5알 정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브라질너트에는 셀레늄 외에도 마그네슘·아연·구리 등 미량의 영양소가 풍부해 대사증후군, 노화, 활력 감소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열을 가하면 셀레늄 성분이 파괴돼 가능한 한 생으로 먹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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