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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나사 디자인, 표면 처리 방식, 재질이 임플란트 수명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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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고령이나 만성질환으로 잇몸이 약해진 사람은 잇몸 뼈 손상을 줄일 수 있는 임플란트 제품을 선택해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프리랜서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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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오래 쓰려면

임플란트는 유치·영구치에 이은 ‘제3의 치아’로 불린다. 사고나 치주 질환 등으로 부득이하게 자신의 치아를 잃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치아의 기능을 되살린다. 덜그럭거리는 틀니와 달리 자연치의 80% 수준까지 씹는 힘(저작 능력)을 회복한다. 오는 7월부터는 65세 이상 노인의 임플란트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50%에서 30%로 인하돼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임플란트를 안전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선택·관리법을 소개한다.

임플란트는 치아를 잃은 노년층의 든든한 동반자다. 빠진 치아를 채우지 않고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제대로 씹을 수 없어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을 잃는다. 이어 영양 섭취 소홀로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치아 배열도 무너진다. 치아가 빠진 공간으로 주변 치아가 밀린다. 결국 위아래 치아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으로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얼굴의 좌우 균형이 뒤틀린다.

임플란트 수술의 성공 여부는 임플란트가 얼마나 빨리 잇몸 뼈에 안정적으로 융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임플란트 고정력이다. 이는 잇몸에 이식하는 임플란트의

▶나사 디자인 ▶표면 처리 기술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백수 교수는 “임플란트는 겉으로 보이는 모양은 비슷하지만 제품에 따라 잇몸 뼈 손상 정도나 시술 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환자의 잇몸 상태나 시술자의 숙련도가 비슷하다는 가정에서다. 잇몸 뼈 회복이 더디면 임플란트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힘이 약해진다. 어렵게 수술을 해도 임플란트가 버티지 못하고 힘없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임플란트 품질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친수성 표면 처리, 잇몸 뼈 고정력 ‘튼튼’

나사 디자인은 각도가 완만하고 끝이 둥글수록 좋다. 잇몸 뼈에 임플란트를 고정할 때 발생하는 잇몸 손상을 최소화한다.

표면 처리 기술은 잇몸의 치유·재생에 적합한 환경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단백질을 끌어당기는 생체 친화적 친수성 표면 처리 방식으로 마무리한 임플란트 제품은 임플란트와 직접 닿은 잇몸 뼈로 혈액 공급량을 늘려 상처난 잇몸 뼈의 회복을 돕는다. 이 교수는 “임플란트 표면 처리 방식에 따라 치료 경과에 차이가 있다”며 “임플란트가 잇몸 뼈에 단단하게 결합해 치료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아래턱 어금니를 기준으로 임플란트 인공치근을 이식한 다음 잇몸 뼈가 잘 아물 때까지 8주 정도가 걸렸다. 친수성 임플란트는 이 기간을 4주 정도로 줄여준다. 또 잇몸 뼈가 약해 임플란트 이식이 어려운 고령, 당뇨병, 방사선 치료 환자의 치료도 가능하다.

티타늄·지르코늄 합금 제품이 ‘단단’

재질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튼튼한 임플란트라도 장기간 사용하면 임플란트 나사가 부러질 수 있다. 티타늄·지르코늄 합금 재질로 만든 임플란트는 기존 티타늄 재질 임플란트보다 강도가 두 배 더 높다. 임플란트 뿌리에 해당하는 지대주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 잇몸 뼈를 더 많이 보존한다.

이를 입증한 대규모 연구결과도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팀은 임플란트 제품별 치료 효율성을 파악하기 위해 임플란트 수술을 받은 환자 596명(임플란트 2367개)을 대상으로 임플란트 유지 여부를 9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의 7.6%가 적어도 1개는 임플란트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제품에 따라 임플란트 실패율이 적게는 5.2배에서 많게는 58.2배까지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Journal of Dental Research, 2015). 품질이 좋은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 치아·잇몸 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숨은 비결인 셈이다. 임플란트는 이런 다양한 요건을 충족해야 잇몸 뼈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결합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한 임플란트 제품(스트라우만 ‘록솔리드 에스엘액티브’)도 나왔다.

임플란트는 구강 건강관리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 교수는 “임플란트를 심으면 기존 치아와 조직 구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별도로 구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주변에 염증이 생기면 자연치 조직보다 빠른 속도로 퍼진다. 정기 구강 검진을 통해 잇몸 건강 상태와 임플란트 부품 결합 정도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플란트는 한번 심으면 같은 것으로 평생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낡은 자동차의 타이어를 새것으로 교체하듯 잇몸 염증으로 망가진 임플란트 부품을 바꿔 관리한다. 다만 임플란트는 브랜드마다 부품이 완벽하게 호환되지 않는다. 따라서 임플란트 제조사가 체계적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여부를 살피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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