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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연재] 세계일보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37) 과학으로 풀어보는 임신 테스트기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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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에게 새로운 가족인 아기는 축복입니다. 그래서 많은 가정이 아기 소식을 기다리는데요. 이를 가장 먼저 전해주는 게 있습니다. 바로 새 가족이 생겼다는 행복한 소식을 전해주는 임신 테스트기입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병원에 가지 않고도 약국에서 쉽고 저렴하게 구입해서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여성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기기는 어떻게 임신 여부를 알려주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임신 테스트기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신했을 때 여성의 호르몬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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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면 여성의 신체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커지는 한편 월경이 멈추는 등의 징후가 나타납니다.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일어난 결과입니다.

자궁에 수정란이 착상된 뒤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태반이 형성되는데요. 태반에서는 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 융모성 생식선 자극 호르몬)와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에스트로겐(estrogen) 등의 호르몬이 생성됩니다. 그 중 HCG는 대략 수정 후 6~12일부터 생성되고 혈액과 소변에서 발견됩니다. 테스트기는 이렇게 임신 초기에 생성되는 HCG를 검출하여 알려주는 것입니다.

◆항체-항원의 특이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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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테스트기의 원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항체와 항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체에 병원균이 들어오게 되면, 몸은 이를 없애려고 면역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때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을 항원(antigen)이라고 하며, 이를 감지하는 체내 물질을 항체(antibody)라고 합니다. 이들이 만나는 과정을 항원-항체 반응이라고 하는데요. 이 반응이 일어나면 항원은 원래 성질을 잃게 됩니다. 항원과 항체는 서로 인지할 수 있는 특별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짝이 맞지 않는다면 반응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를 ‘항원-항체의 특이적 반응’이라고 합니다.

◆임신 테스트기의 구조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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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테스트기 내 시약에는 HCG를 항원으로 인식하는 항체가 들어있습니다. 그 결과 항원-항체 반응을 통해서 HCG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HCG 항체에는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물질이 부착되어 있어서 농도가 짙어지면 붉은색을 띠게 됩니다.

검사선에는 HCG와 결합할 수 있는 물질이 부착되어 있어서 HCG를 붙잡아두는 역할을 합니다. 임신 테스트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비교해 볼 수 있는 종료선에는 HCG 항체를 붙잡아 두는 물질이 있어서 HCG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붉게 나타납니다. 즉 종료선에 색깔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임신 테스트기가 망가진 만큼 재검사를 해야 합니다.

◆실제 임신 테스트기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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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상 임신 테스트기와 실제가 얼마나 다른지 직접 구매했습니다.

보통 볼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 것과 소변 검사를 할 때 사용하는 시약 종이처럼 생긴 제품 간 비교해 봤습니다. 두개의 임신 테스트기를 흐르는 물에 적신 뒤 평평한 곳에 두었더니 오른쪽(종료선)에 빨간 줄이 생겼습니다. 두개 다 정상인 테스트기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임신 테스트기를 분해해보니 스틱형과 동일했습니다. 정확히 시약이 어디에 분포되어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보았을 때 이론적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임신 테스트기의 원리와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간단하고 작은 기구에 예상ㅐ보다 많은 과학적 내용이 포함돼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셨나요?

이와 비슷한 원리를 이용하여 임신 외에도 암이나 질병을 진단하는 키트 여럿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들 키트를 이용해 가정에서도 누구나 쉽게 자신의 병을 진단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은데요. 하루라도 빨리 다양한 키트가 제품화되어 많은 이들이 좀더 쉽게 건강을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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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고는 한화케미칼과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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